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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디자인 - 수정

일전에 한번 전자여권이 나온다길래 한번 해외여행자유화 이래로 크게 변한게 없는 여권을 좀 바꿔보면 어떨까 싶어서 친구 준영이와 공동작업을 한적이 있었다. 물론 그걸 하고 나서 정부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고 공모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퀄리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공을 들인것이다.

뭐 우리의 무사안일 공무원 나으리는 결국 기존 여권에 바이오메트릭 마크만 박은 '보수적'노선을 택하고 마셨다. 물론 그 디자인을 따랐으면 좋았겠지만 단색 기름종이에 비해 그 화려한 디자인들은 한마디로 '쩐'이 많이 든다. 사실 공모전에 붙은 여권을 보면서 놀라긴 했지만 현실성은 이쪽이 더 나았다. 기왕 컬러를 넣는다면 색이 적고 단순한 쪽이 코스트가 적게 먹는다.

현행 자동차 번호판, 사실 임시변통이었다는 것을 아시는지, 정부에서는 유럽식 넘버플레이트와 함께 형광 필름을 도입하기로 했다. 시인성도 좋고 청색 계열 띠도 두를 수 있어서 디자인도 좋았다. 역시 이것도 비용문제로 인해 당분간은 페인트 번호판이 사용될 것이다.

디자인이라는건 이래서 골치 아프다.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으로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지었던 사람은 자신은 디자인을 했으니 짓는건 당신들 몫이라는 소리를 했지만, 그건 그런 물건을 생각해낸 '짤'이 있는 사람이나 할 소리지. 9할의 범인들은 당연히 엔지니어링이나 경영에도 조예가 있어야 한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겠지만, 디자인이 돈이나 기술에 얽메이게 되면 창의력의 발산이 저해되고 결국 진보의 정체를 낳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타협을 통해서 양산되어 확산된다면 비록 돈이나 기술의 프레임에 갖혀있을지언정 전체적인 삶은 진보한다. 어떤것이 낫다고 하기 어렵다.

오히려 두가지 큰 공공 디자인의 제자리걸음을 보면 후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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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2 05:10 2008/08/2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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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달리는 소녀 - 블루레이 판 도착 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HD의 장점을 완벽하게 살리는 것인지는 솔직히 확신이 서지는 않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 극단적인 예가 될것 같습니다. 주지하시다시피 두 타이틀은 아마존 저팬에서 판매량 상위 10위에 모두 들고 있습니다. 음. 실제로 이 두 타이틀은 블루레이의 화질을 잘 보여주는 타이틀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텔레비전을 다시 DVE로 캘리브레이션하고 그 김에 다시 틀어서 재생해봤습니다. 음. 우선 드는 생각은 DVD에 비해서 확실히 뚜렷한것은 사실입니다. HD로 완전히 리마스터링되었는데 HD매체로 오면서 생긴 장점은 모두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뚜렷한 나머지 왠지 인물들과 배경이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이전 포스트에서 굳이 DVD를 가지고 있다면 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던 말은 일단은 이 포스트로 철회를 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SD급과 HD급의 차이는 납니다. 이 영화도 두번인가 극장에서 봤는데 어느쪽이 극장쪽에 가까운 느낌을 줄것인가 그리고 더욱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느냐이지요. 디스플레이가 HD급이고 크면 클수록 선택은 자명하다고 봅니다.

정말이지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이나 픽사의 애니메이션, 둘 중 하나라도 아무거나 블루레이로 접해봤으면 좋겠군요. 아. 4월달에 했고 언급해 본 적이 있던 도서관 전쟁도 DVD 말고 BD로도 출시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작화가 너무 깔끔했어요. 커다란 HDTV로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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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3 02:54 2008/08/03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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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맘때 공개되어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블루레이로 출시되어, 어제 페덱스로 수령해습니다. 서플먼트 내용은 통상판 DVD와 동일하고 차이점이라면 일본어 자막이 포함되었습니다.

우선 MPEG4 AVC이고 평균 비트레이트는 35Mbps 가량으로 무척 높은 편(실제 장면에따라 37Mbps를 넘는경우도 있었음)입니다.

DVD 시절에도 해상도에는 크게 미련이 없는 작화였지만, 역시 HD화 되니 나아보이는 듯(하지만 굳이 DVD를 소장하고 있다면 살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하네요.

글쎄 일단 디스플레이도 작고 1080i 디스플레이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나중에 큰 디스플레이가 있으면 그때 재평가할 필요가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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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7 18:19 2008/07/2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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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체인지가 점점 극적으로 치닿고 있습니다. 칸바야시 의원의 절묘한 트랩이 밝혀지지요. 흔히 미국드라마의 스케일과 비주얼에 비해 일본 드라마를 아기자기함에 비교하곤 하는데 드라마 전체를 싸고 도는 절묘한 이야기의 꾸밈은 정말 오밀조밀 하다는 걸 느낍니다.

여기서부터는 본 작품의 내용을 누설하는 내용(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보시는 분의 양해 바랍니다.



결국은 칸바야시 의원이 자신의 정적과 자신이 부리던 동료 의원의 스캔들을 폭로해 버립니다. 이중에서 죽은 사람과, 정계를 떠난 사람을 제하면 10명인데 여기서 8명이 아사쿠라 내각에 속해 있습니다. 게다가 아사쿠라 자신의 아버지 또한 명단에 있고 덕분에 내각의 지지율은 또 급강하 하게 됩니다. 이에 대책을 고민하는 와중에, 다시한번 무고하다는 내각의 말을 믿고, 아사쿠라는 내각에는 죄가 없으며 자기가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와중에, 전주에 받은 건진 결과가 나오는데 무리를 하게 되면 총리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 과로를 피하도록 주치의가 권합니다.

그런 와중에 2차로 폭로가 이뤄지는데 지난 추경예산편성에서 자신에게 돌아서 아사쿠라 총리의 편에 섰던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 고바야시였던가) 의원이 뇌물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오게 되고, 결국 그는 당 간사장과 의원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국회에서 칸바야시는 아사쿠라를 세워놓고 질의를 하는데, 아사쿠라는 사의를 표할 작정으로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들께 정치를 불신하게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사의를 표현하고 다시 말을 뗄 때.

아사쿠라가 쓰러집니다. 그리고 예고편에서는 총리가 의식 불명이라는 글자가 나오는군요.

이걸 보면서 느낀건 이겁니다. 강부자에 고소영 땅부자에 코드인사, 잘못해도 감싸기. 우리나라 대통령도 자기가 뽑은 인사에 책임을 좀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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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8 07:21 2008/07/0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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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간 책값

이외수의 <하악하악>을 샀다. 도서관에서 운좋게도 남아있던 애플&닌텐도를 빌려 읽었다. 요즈음 즐겨 읽은 책들을 보면, 책을 구입해서 읽는다는게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지 생각한다. 일단 <하악하악>만 하더라도 단순한 에세이 집인데 값이 12,800원이다. 예전에는 옛다 하고 5천원어치 도서상품권 하나면 시집 한권이라도 사다 볼 수 있었던것이 책값이 하나둘 6천원 7천원하고 오르더니 이젠 에지간한 시집 한권도 8~9천원 하더니. 이 오름세의 정점이 (이외수님에 대한 개인 감정은 전혀 없지만) 하악하악이다. 

영어관련한 책들은 더욱 심하다. 나는 영어를 공부하던 학생이기 때문에 호기심에 영어책을 사곤하는데 간단한 학습법에 관한 책도 만원은 가볍게 넘고, 에지간한 책들은 1만 7~8천원 하더니 요새는 2만원은 훌쩍넘어 3만원을 육박하는 책들도 나오고 있다. 

컴퓨터 책들은 또 어떤가? 내가 처음에 컴퓨터를 배울 때 만해도 어지간한 책들은 만 오천원을 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요새 나오는 책들은 쉽사리 3만원을 넘어간다. 

세상에 모든 것이 오른다지만 책값만큼 제멋대로인것도 없는 것 같다. 한두권씩 사 읽는것도 아니고 일년에 수십권을 사 읽는 입장에서 보면 이제는 우리나라는 완연히 선진국의 책값 수준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놈의 책값이 또 오롯이 좋은 작품을 위해서 사용되느냐 하면 또 그것은 아닌것 같다. 요즘 인지 안붙이는 책들이 꽤 많다. 컴퓨터책의 상당수가 그렇고, 의외로 많은 개인 저자의 책들이  그러하다고 들었다. 책을 내면서 출판계에서나 사회에서 저명인사가 아니고서야 판매 부수에 따른 수익을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는게 출판 바닥 풍토라는 것을 안다. 대개는 원고료처럼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라, 아무리 책이 잘 팔려도 저자에게 막상 돌아가는 수입은 독자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적다라는 점이 열패감을 느끼게한다. 

거품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수익 구조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할 것같다. 저자에게 합리적인 배분이 없다면 일종의 기망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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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5 20:47 2008/06/1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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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llen Angel 2008/06/15 22:10 # M/D Reply Permalink

    요즘은 e-book도 다운받아서 많이 보는데 e-book도 싼가격은 아닌듯해여...
    토익책을 몇번 e-book으로 받은적이 있는데...
    제블로그 댓글타구 왔네여.

    1. 푸른곰 2008/06/15 22:56 # M/D Permalink

      e-book은 왠지 읽는 맛이 없다고나 할까요 ㅠ.ㅠ
      촉감의 상실에 비하면 값이 좀 비싼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흐음... 만화책도 사서보거나 하다못해 빌려보는 주의라서... (구식일지도 ㅎ)

  2. 책속에 인생이 있을까? 2008/06/19 00:59 # M/D Reply Permalink

    가뜩이나 책 안보는 우리나라에서 박리다매도 모자란 판에 책 가격의 상승이라.... 적게 팔고 많이 남겨먹는 장사를 하겠다는 뜻인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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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 서점이 문을 닫다.

제가 어릴때부터 즐겨가던 역앞에 동네 서점이 있었습니다. 전철을 타고 돌아오고 나서, 수원에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와서, 아버지와 목욕을 하고 나서 집에 가는 길에 항상 들르던 서점입니다.

동네 서점이지만 아주 작지는 않아서, 찾는 책이라면 어지간한 책은 다 있었습니다. 동화책에서 만화책, 심지어는 라이트 노벨도 있었죠. 신간도 다양했고, 컴퓨터에 관심이 있을때는 컴퓨터책을 영어에 관심을 가질때는 영어책을 샀죠. 저는 수도 없는 책을 보고 닥치는대로 샀기 때문에, 도서정가제라는게 있기도 전부터 책값을 에누리 해주었고 필요한 책이 있으면 곧장 구해주기도 했습니다. 뭐 여러분이 기억하는 대개의 서점들이 그렇겠지만, 제가 평생읽어도 다 못읽을 양의 책이 있었고, 집에 책이 산더미같이 쌓인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직접 가서 책을 보고 무거운 봉다리를 들고 오는걸 더 선호했기 때문에 할인율이나 적립금에는 크게 개의치 않고 그 서점을 애용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가보니 셔터를 내리고 책을 싸고 있더군요. 그곳에서 너무 잘 알던 분을 보고 여쭤보니 하시는 말이. 이제 폐업을 한다고...

솔직히 동네서점이 위험하다는걸 알고는 있었고, 이 서점도 예외일 순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감하니 너무 마음이 서글프기까지 하더군요... 얼마전에 문닫았던 스타벅스 수원역점이 제 친교의 허브였다면. 제 앎의 허브는 이 동네 서점이었는데 말이지요.

아... 슬픈일은 겹으로 오는구나라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아무튼... 좋아하는 장소가 또 없어지는구나... 생각하니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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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20:17 2008/05/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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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꾸리 2008/05/28 09:56 # M/D Reply Permalink

    대형 서점 때문에 영세 서점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왠지 사람 냄새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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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내용 누출) 경고 : 아래 내용은 본편의 내용 혹은 결말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주의해 주십시오.

어디에선가... 초속 5센티미터에 대한 평을 읽으면서,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을 떠올리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짧지만 깊은 맛을 지니는 수필의 마지막 구절은 항상 많이들 인용되곤 하는 구절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연작단편 초속 5센티미터에 아쉽다, 라는 평을 하곤 합니다. 요컨데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잔뜩 해놓은 초반에 비해서 끝이 마치 미완성처럼 공허하다는 것이죠. 특히 야마자키 마사요시의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를 트는 초속 5 센티미터는 찬반이 갈립니다. 씁쓸한 듯한 주인공의 표정만을 보여주고는 돌아서서 자신의 갈길을 가는 것으로 끝나는 엔딩 또한 그렇구요.

흔히 인용되는 피천득의 수필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정말 절묘합니다. 극중 주인공의 처지를 말하는 듯하죠. 마치 이 수필을 보고 쓴게 아닐까? 싶을정도로(그럴리가 없을텐데) 저도 언젠가 한번 이 이야기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피천득 선생님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만...

'인연'을 인용하는 것은 좋은데,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인연'의 끝을 맺는 그 다음의 구절은 종종 잊는 듯 합니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난 이 작품의 궁극적인 메시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속도와 거리, 그리고 퇴행적이고 복기적인 과거에서 탈피라고 생각합니다. 3부 초속 5 센티미터를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서도, 주인공들은 점차 자신의 삶을 살게 되면서 점차 멀어져 나가죠. 주인공은 과거의 자신속의 아카리에 빠져서 겨우 겨우 살아갈 뿐이죠. 그저 살아갈 뿐입니다.

주인공은 아마도 그 교차로에서 지나친 그 여자는 아카리일 것이다 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돌아보면 분명, 그녀도 돌아볼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라는 대사 처럼요. 그 대사와 함께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죠.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가 한껏 나왔을 무렵. 다시 그들은 극적으로 엇갈리는 장면으로 돌아가죠. 그리고 열차는 길게 지나가고 주인공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돌아서죠.

저 또한 그 둘이 만났다면 어땠을까,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왜냐하면 1부 벚꽃초는 너무나도 순수한 사랑을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지나치리 만큼 순수한 어린 사랑은 남자라면 누구나 으레 한번 쯤은 해봤을테니까요. 그래서 실제로 보면 이 작품을 보고 감동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남자들이 더 많습니다. 감독은 코멘터리에서 말하길, 있는 듯 하면서도 없는 듯한 배경을 그렸다고 했지요. 앵화초에서의 둘의 사랑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있을 법 하지만, 또 존재하지 않는 그런 환타지입니다. 물론 감독은 둘을 이어줌으로써 그 환타지를 이어줄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면 다시 너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주제 카피를 걸고 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카리는 아득히 주인공 타카키보다 빠르게 나아가고 있죠. 타카키는 아카리라는 과거를 복기하면서 천천히 그것도 헤메이면서 나가지만, 아카리는 착실히 자신의 앞길을 향해 가고 있죠. 그녀에게 타카키의 기억은 남아는 있지만 한때의 추억이었을 뿐입니다.

만약 그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마치 소학교때 그랬던 것처럼 웃으면서 기다리는 모습은 그저 환타지일 뿐입니다. 아마 실제로 그 둘이 만나는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달라진 모습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따금 나는 시속 5 킬로미터라는 카고시마의 우주센터로 달려가는 로켓을 실은 트럭같이 달리는듯 한데, 세상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초속 5 센티미터로 지나치는 듯한 느낌을 느낍니다.

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아카리를 만을 찾아, 아카리를 향해서 끝없이 나아가던 타카키와의 거리를 실감하던 이야기를 다뤘던 코스모나우트. 그곳에서 발사된 로켓에 탑재된 ELISH라는 위성체는 태양계 끝까지 간다던 주인공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3부 초속 5센티미터에서 노래가 흐르기 작전에 타카키가 펼쳐보는 잡지에 따르면 그 엘리시란 위성은 태양계 너머 저편까지 날라가죠.

그만큼 시간이 흘러갑니다. 거리도 차이가 나죠. 어떻게 그들이 천천히 거리가 벌어지는지 빠르게 지나가는 컷들을 통해서 감독은 말합니다. 저에게도 타카키와 아카리처럼 편지를 주고 받는 것 같은 그런 경험이 있었더랬죠. 그리고 몇가지 사연으로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가 바빠지고 그러다보니 연락은 끊겼지만 제 맘 속에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 벌써 그게 8년전이니 아마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 할지라도 우리 둘은 무척이나 어색할 것 입니다.

실제로 첫사랑이었던 사람, 짝사랑했던 사람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보면 사람이 많이 변해서, 이제 지금 다시 만난다면 결코 호감가지 않을것 같은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걸 많이 보아왔고 스스로도 경험해왔습니다.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주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죠. 피천득 님도 결국은 미군 장교와 결혼한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아사코'를 보며, '절을 몇번 씩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고 적습니다. 그리고 그는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말에는 춘천으로 가 소양강 가을 경치를 구경하고 싶다고 적습니다.

저는 그래서 초속 5 센티미터의 그 엔딩이 좋습니다. 타카키는 회사를 관두고 고용보험을 신청하죠(블루레이는 대단해요). 그는 웃으면서 다시 갈길을 갑니다. 그가 웃으면서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힘차게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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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08/05/20 03:24 # M/D Reply Permalink

    애니도 잘 보았고... 님의글도 잘 보았습니다.

    인상깊은 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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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를 보니 몇몇 아티스트가 불법 음악을 근절하자는 의미로 '불끈'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나섰다. 나는 오늘 동생의 추천으로 에픽 하이의 5번째 앨범을 샀다. 또 꺼내서 드라이브에 넣고 아이팟에 리핑했다. 물론 새 디스크를 뜯어서 드라이브에 넣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말 귀찮은 일이다. 에픽 하이처럼 쉽게 듣고 쉽게 구할 수 있는건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시내에 딱 세개 중 하나 있는 레코드 가게에도 있지만, 지난번에 노다메 오케스트라 CD를 구할때도 그게 없어서 결국은 10km나 떨어진 수원역 리브로에 가서야 살 수 있었다. 

글쎄, 솔직히 말해서 인터넷에서 사면 싸고, 수고도 안하고 좋겠지만 난 책이고 물건이고 뭐고 간에 그다지 인터넷으로 사는걸 좋아하진 않는다. 물론 나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그렇게 해서 온 택배 상자를 풀어보는것도 아주 좋아하지만, 더 좋아하는 건 물건을 보고 나서 물건값을 치루면서 물건 상자를 손에 쥐고 나서는 일이다. 왜냐면 도대체가 못참겠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돈을 치루고 빠르면 다음날에 만날 수 있는 것은 정말 혹독하게 느리다. 난 그래서 몇몇 중요한 물건의 경우에는 택배가 아니라 인편에 퀵서비스로 보내달라고 하기도 했다. 그 몇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었는지... 나는 심지어 가끔 인터넷이 물건이 싼 이유를 내 돈을 하루 일찍 가져간 이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극단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아무튼간에 물건이 오고가는 건 정말 따분하리만큼 긴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말인데 제발이지 인터넷 다운로드 판매 좀 제대로 해봤으면 좋겠다. 왜 옆에 나라 사람들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버튼 한번만 클릭해서 원하는 모든 음악을 사서 듣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는건가? 

왜 우리나라만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것인가? 왜 우리나라 뮤지선들은 그렇게 CD 비즈니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며, 컨텐츠 비즈니스에 뛰어들지 않는지 모르겠다.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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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30 00:10 2008/04/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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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빨간모자 2008/04/30 12:53 # M/D Reply Permalink

    동감 동감 하면서 댓글 남겨요.

    뭔가 돈을 주면 제품이 바로 나오는 컨셉을 디지털에서도 충분히 구현이 가능한데 말이죠. 아이툰이얼른 한국에 들어오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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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블루레이를 받았고, 재생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에에... 오늘 안산에 있는 소니 대리점에 가서 플스3을 HDMI로 물린 브라비아로 한번 보고 왔습니다. 역시 화면이 커지니깐 대단히 박력있는 영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잊을 수 없을 만큼 또렷한 선과 선명한 색채가 52인치짜리 화면에 뿌려졌었습니다. 정말 당장 뜯어오고 싶었습니다. ㅠㅠ

집에 있는 HD급 브라운관이 있습니다만, 역시 브라운관이고... 그래도 HD급인데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눈 버리고 왔습니다.

셀 애니메이션이라 실사영화만큼 극적이진 않을테지만... 그래도 선명한 색상과 선선들의 모습... 과연 감탄사를 금치 못할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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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6 17:15 2008/04/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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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am_WAF] A Chain of Short Stories About Their Distance (2007) (초속 5센티미터) *AC3*

    Tracked from 개구쟁이♡WAF 2008/05/22 00:18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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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신카이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그의 출세작인 별의 목소리 다음으로는 초속5센티미터 순서로 봤다. 초속5센티미터는 내가 보고자 해서 본것은 아니고, 준영군의 추천에 따라서 같이 가서 보게 된것이고 그걸 보고나서 신카이 감독의 이야기를 좀더 보고자 DVD를 구해서 그의 첫 장편이라는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를 보게되었다. 난 나름대로 감동했더랬지만, 전반적인 그의 첫 장편 도전에 대해서는 기대가 커서였는지 대체적으로는 평이 내가 느낀 바에 비해서는 저조했다. 역시 장편을 잇는 능력에는 미치지 못하는게 아닌가? 이런 소리도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토양이 나를 '단편을 묶은 장편'이라는 식으로 재치있게 엮은 연작단편, 초속5센티미터를 만들었고. 어느정도 평론도 안정되고, 나를 사로잡은 것이다. 어찌됐던 작품의 평가가 대체적으로 초속 5센티미터에 비해 구름의 저편...이 조금 모자른게 아닌가 싶지만.

아마 블루레이 디스크의 평가는 조금 다르지 않나 싶다. 순수하게 디스크의 화질만을 두고 볼때 초속5센티미터의 경우에는 선명하다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구름의 저편... 처럼 만큼은 아니다. 정말로 구름의 저편은 펜터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또렷하고. 주된 배경의 아오모리 현의 배경은 눈이 시릴 만큼 선명하다. 마치 공기감을 느낄 듯하다. 아. 내가 지금 HD로 된 영상을 보고 있구나. 라는것을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훌륭한 느낌이다. 특히 이 영화에는 간간히 광활한 배경을 강조하기 위해 극도의 풀샷을 써서 인물이 작게 보일때가 있는데, 이때도 인물의 입움직임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확실히 선명하다. 입체감과 투명감... 아무튼 이것은 고해상도라서 느낄수 있는 화질이다. 역시 이래서 장편과 단편은 갈리는건가... 스스로 생각했다.

만약 스튜디오 지브리의 라이브러리가 BD로 옮겨진다면 어떻게 될까? 처음으로 BD를 접한 이래. 나는 계속 지금껏 SD 급의 매체로만 즐기던 영상의 HD화된 모습을 그리며,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한발짝 한발짝 다가가고 있다. 그렇게 내 라이브러리는 늘어나고 있다. 언젠가는 BD도 내가 몇장 사다 모은 DVD처럼 구형이 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할 존재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썬 BD 라이브러리는 더 늘어난다. 지난 3월에 BD를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들여놓은 이래로 벌써 BD 타이틀은 여섯장으로 늘었다.

내가 이렇게 블루레이에 집착하는 것은 인터넷이니 뭐니 해도 현재까지는 BD정도의 퀄리티의 화면을 재생하는 매체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불법 다운로드가 있겠지만, 그게 BD 퀄리티를 제공할까는 의문이고, 아직 나로썬 그걸 어떻게 구하는지, 구할수는 있는지, 구한다면 어떻게 TV에 걸수있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커봐야 2~30인치인 모니터에 걸기엔 초속 5센티미터 때도 적었지만, 너무 아까우니까...)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초속 5 센티미터 < 구름의 저편...'으로 보일런지 모르겠지만 초속5센티미터도 충분히 그 엄청난 해상력을 자랑한다. 다만 거의 전차에 갇혀있는 1부와 살풍경한 도시 모습의 3부는 그 놀라운 해상력을 실감하기에 좋은 배경이 아녔을 따름이다. 2부 코스모나우트는 초반의 초현실적인 타카키의 상상 장면과 중간중간의 가고시마의 풍광을 그리는 장면에서 충분히 구름의 저편 못지 않은 스펙타클함을 선사한다.

어느 두 작품을 선택하더라도 Pause 버튼을 누르면 훌륭한 아트월이 된다. 천천히 또렷또렷하게 하나하나 그려진 묘사를 만끽하는것도 재미이다. 표지판이라던지.. BD를 재생할 수 있는 PC가 한대도 없어서 유감인데, 그 까닭은 좋은 그림을 캡쳐하면 1920*1080이라는 거대한 크기의 바탕화면을 만들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때문이다. 아마도 다음 PC 업그레이드 시에는 BD 재생을 염두에 두지 않을까 싶다. 아직 BD-RE 드라이브가 좀 비싼게 걸리지만... (그 무식한 요구사항은 둘째치더라도..)

앉을 자리를 꿰차면 뉠자리가 아쉽다고, 이젠 초속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의 한국어판 BD도 나왔으면 좋겠다. 과연 나올까 싶긴하지만... (가격만 생각해봐도 일본에서처럼 5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때리면 아무도 안살텐데, 그렇다고 한국식 가격으로 하면 역수입이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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