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서
푸른곰의 친한 친구,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다는 S모대 생. 날렵하고 샤프하며 이지적.
하지만 상당히 센티멘털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진 친구. 11/14일 생일
전략. 종서에게. 이 글을 읽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읽을 시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없을 것 같다면 다음부터는 평소대로 편지를 쓰도록 하마. 군대간 친구가 인터넷을 제한적이나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악용하여 귀차니즘을 발휘하는 친구를 용서해다오. 어제 조금 늦었지만 너에게 약속한 '일 리터의 눈물'을 샀다. 그리고 나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보내야할지인 것이다. 일반 우편물로 보내느냐 소포로 보내느냐. 책을 담은 이것을 과연 일반 우편물로 보아서 사서함에 넣어 줄 것인가 아니면 소포라고 반송을 할 것인가. 월요일이 되면 우체국에 전화를 해봐야겠다. 우선 군부대에 책이 갈 수 있는 지 없는지.
지윤이가 지난 월초에 훈련병 딱지를 붙였다. 이렇게 한명 두명, 잠시나마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친구들을 볼때마다 나는 불안해진다. 나 혼자 될까봐. 피식하고 웃게된다. 결국은 모두가 혼자가 될테지, 나 혼자 그런 것도 아닌것을.
나는 부쩍 알코올을 많이 들이기 시작했단다. 불면증 때문이겠지. 하하 리튬(lithum;조울증 치료제)에 쩔어있는데 거기에 알코올까지 아주 완벽한 하모니라고 해야겠지. 날이 더워지면서 솔직히 운동을 조금 게을리 하게 된다. 그 덕분에 체중은 그닥 빠지지 않고 현상유지를 하는 선에서 왔다갔다하고 있어. 아마도 맥주를 끊는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8월 말에 시작하는 다음 학기에서부터 다시 학기를 시작하게 될터인데, 솔직하게 말해서 종서와는 달라서 과제며 이런저런 할일들을 잘 할 자신이 없다. 할수만 있다면 한번더 휴학하고 싶을 정도로. 준영이는 평점 4.48(4.5만점)인가가 나와서 사람을 놀라게 만들었지. 주눅이 들더라, 조금은.
종서가 걱정했던 신검 문제는 아마도 가을이나 초겨울에, 중간고사 끝난 후나, 기말고사 직전에 다시 도전하게 될것으로 생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년 첫 신검받는 2월 정도에 받을 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던 일년 정도의 치료경력을 요구할 테니까. 겨울 정도가 알맞을 거라고 생각해. 이번엔 낙승을 기대한다. 열심히 치료 받았으니까.
얼마전에는 영화를 한편 봤는데, 초속 5센티미터라는 영화야, 간단하게 말해서 세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인데, 1부에서는 그 소년과 소녀는 서로를 좋아하지. 어느날 소녀는 벚꽃이 흩날리는 철도 건널목 너머로 달려가고 곧 차단기가 내려와 전철이 그둘을 가르지, 열차가 돌아가고 차단기가 올라오자 소녀는 말해 벚꽃들이 떨어지는게 마치 눈 같지 않냐며, 초속 5센티미터라고,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내년에도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러던 어느날, 소년과 소녀가 소녀의 전학으로 서로 떨어져 중학교에 진학하는데 그래서 중학교에 진학해서 서로 편지만을 주고받다가, 더 멀리 전학가게 된 소년이 마지막으로 멀리 떨어진 소녀의 그곳까지 달려간다는, 그러니까 그 소년과 소녀의 재회를 그리고 있어. 그들은 눈처럼 벚꽃 나무에서 재회를 축하라도 하듯 키스를 하게돼. 말그대로 눈처럼 내리는 벚나무 아래서.그 둘의 키스 신이야 말로 정말 어떤 것 보다도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소년은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면서 돌아오게돼. 소녀를 지켜줄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거야. 지금 당장은 입에 담지 못하지. 결국 '사랑해'라고.
2부에서는 소년이 전학을 가고 나서 가고시마였던가... 거기서 소년과 또 다른 소녀의 사랑 이야기야. 바람부는 언덕에서 소녀를 그리는 소년을 바라보면서 짝사랑에 빠지지. 하지만 그는 언제나 도쿄로 돌아가, 소녀를 다시 만나기를 바라보고 있어 마치 멀리 우주로 탐사를 떠나는 탐사선처럼 너무나도 멀리만을 바라보고 있었어. 결국은 그 다른 소녀는 생각해, 그는 나를 보고 있지 않으며, 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결국 그녀는 그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도 못하고 말지. 상냥한. 아니 너무나 상냥했던 그에게 말야.
3부에서는 그들의 결말을 다뤘어. 소녀와 소년은 성인이 되어 재회의 날의 꿈을 꾸게되고(거의 10년여가 흐른 현재에서), 그리고 옛날 소학교를 다닐때 벚꽃을 눈 처럼 맞았던 철도 건널목에서 우연히 스치게 돼. 아쉽게도 그녀의 손에는 약혼반지가 꽂혀져 있었단다. 철도 차단기가 내려오고 서로 엇갈리게 되는데 앗, 하고 소녀가 떠올라 돌아보지만 열차가 그들을 가르지. 10년전과는 달리 소녀는 가고 없단다. 소년은 계면쩍어 웃으며 돌아간단다.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어. 나는 연지에게 연락을 해보았단다.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말야. 故피천득 선생님의 구절을 감히 빌려서 말이지.
그랬었어. 그런거겠지. 연지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그런 생각이 무척 든다. 철도교차점에 서있는 느낌이야. 시간이란 무서우니까. 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 스스로 놀라고 있을 정도로. 그러기에 종서도 많이 보고 싶다. 언제나 나올수 있을러나 ㅎ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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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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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이 당장 내일 돌아오는 간단한 여행이던, 아니면 몇년을 넘나드는 여행이던..... 그러니 군대로 가장친한 친구중 하나를 이년여간 보내는 것이라면 충분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더욱이 본인에게는 그런 티를 낼 수도 없으니 후... 참 힘든 일이지.. 이럴때면 우리나라가 분단국가인 현실이 참 안타까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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