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에 덤을 끼우는 것을 허하라

어쩌다가 음악계가 이렇게 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또, 음악은 음악 자체의 값을 매겨서 팔아야지 거기에 DVD 같은 '덤'을 더 끼우면 그건 순수하지 못하다는 지적에도 그닥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그 덤에 혹해서 앨범을 몇곡 샀다. 좋아하는 음악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심리이고,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경우에는 더더욱이 그러하다. 그것보다도 앨범을 사려는 사람들의 고충을 이해해줘야한다. 이제는 음반을 사는 것이 바보 짓 처럼 여겨지는게 당연한 상황에서 장당 1만 2~5천원씩은 물론, 까딱하면 그 이상도 나오는(Thriller 25나 하마사키 아유미의 Guilty는 각각 2만원과 1만 8천원이 넘었다) 앨범을 구매하는 것은 상당한 용단이 필요하다. 솔직히 말해서 요즈음 포터블 CDP를 가지고 다니는 이는 거의 멸종했다고 봐도 좋지 않은가? (소니의 가장 최신형 포터블 CDP라는 D-NE20을 본지 거의 3년이 되어간다) 결국은 CD를 사도 CD와 MP3를 감별할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귀라서(그런 돌고래 귀가 디지털 샘플링할때 발생하는 양자화 노이즈는 어떻게 견딜지는 모르겠다만, 그런사람들이 있으니 SACD도 팔리는거겠지...) 그에 걸맞는 하이파이 시스템에 CD를 걸고 듣는다면 모르겠지만, 클래식도 아니고 부담없이 듣는 J-POP이나 POP, K-POP을 그렇게 걸어 놓고 듣는 사람이 또 얼마나 될지도 모르겠다. 거의 다 MP3나 그에 상응하는 다른 포맷으로(나같은 경우에는 iPod에 맞춰 256kbps AAC로 리핑하고 있는데 어떤이는 Apple Lossless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 아마 iPod이 아니라 다른 MP3를 쓰는 이는 각각 OGG나 FLAC등으로 하지 않을까?) 리핑해서 듣는 것이 대부분이라 사료한다. 그렇담 결국 품질은 그게 그거다. 어지간히 대충 엔코딩하지 않은 이상, 인터넷에서 떠도는 파일도 나름 들어줄 만하다. 물론 내가 직접 인코딩하면 인코더의 선택이나 음질의 선택 등 여러가지면에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택 사항이라서, 말하자면 커피 집에서 커피 원두를 사올때 점원한테 부탁해서 그라운드를 해서 오는 것과 직접 손으로 필요에 따라서 그라인딩하는 그런 차이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솔직히 말해서 서툴게 그라인드 해서 커피프레스에 쓰기에 너무 곱게 갈면 커피를 망치기 때문에, 나는 그냥 점원에게 봉지째 맡기고 프레스에 쓰게 거칠게 갈아주쇼 하고 만다. 그편이 낫다. 게다가 비싼 그라인더를 사가면서까지 원두를 신선하게 갈아마시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을 정도도 아니고... 

자, 커피 얘기는 여기까지, 품질이 동등하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자면 남은건 두가지 뿐이다. 양심을 지키고, 소장가치를 지니기 위해서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이 앨범 값 1만 5천원과 바꿀 수 있을 경우에 한해서인데, 아마 이러한 결정은 자신이 살 물건이 인터넷에서 공짜로 흘러다니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무척 힘든 결정이 된다. 솔직히 말해서 1만 5천원이면 몇시간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만화책을 5권(사서 볼때 얘기다, 한권에 500원할때 빌려본 이후로는 사서 보고 있다, 값이 그대로라면 30권을 볼수 있다), 두시간 짜리 최신 영화를 두번, 역시 두시간 짜리에 보너스로 이삼십분 정도 더 들어 있는, 만원만 보태면 좋아하는 영화의 DVD 한장(역시 살때 얘기다, 1500원일때가 마지막으로 빌려본 때니, 값이 변하지 않았다면 10장을 빌려볼수 있다)을 살 수도 있다. 게다가 아르바이트해서 산다고 가정해보라, 고용주가 착하고 착해서 최저임금을 철저히 준수한다고 가정해도 4시간 이상 근무해야 CD 한 장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인터넷에선 다 공짜다! 아티스트와 제작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거 만큼 속뒤집어 지는 결정이 어디있는가? 

나는 불법 다운로드를 이기는 방법은 법적인 방법으로는 어림도 없으며 경제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주장하는 주의인데, 한번 공짜로 구하게 되면 거기에 중독되기 때문이다. 약물 따위에 중독된 사람을 사회와 약물에서 격리해서 치료하는 것을 중요시 하듯이(물론 우리나라는 그보다는 감방에 넣는게 더 중요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그래서 마약 범죄 재범율이 높다), 공짜에 익숙해진 사람을 치료해, 돈을 내게 하려면, 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도록 믿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장가치라는 문제가 떠오르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정말 재미있어서, 유형의 물체에 상당한 집착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말해, 디지털 시대에 돌아와서 모든 사무 종사원이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사무실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무상하게, 요즈음의 어지간한 사무실에는 30ppm 이상의 초고속 프린터가 연일 종이를 뱉어내고 있지 않은가? 디지털 사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으로 사진을 뽑아 보는 사람들이 많다. 어제 여권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갔는데 사진을 찍을때도, 찾으러 갈때도 사진관은 디지털 카메라 사진을 뽑으려는 사람들이 몇명씩 왔었다. 또 생각해보면 카메라의 화질을 논할때 빠지지 않는 것은 화소수이고, 그 화소수는 곧 결국 얼마나 크게 뽑을 수 있나와 많이 뽑는 4X6판에 얼마나 세밀한 화상을 쑤셔 넣을 수 있느냐. 그 두개 때문에 의미가 있는것 아닐까? 

결국 지금까지의 CD는 돈 값을 못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불법 다운로드가 정식 음반 판매를 구축해버렸다. 물론 남의 물건을 훔치는것은 잘못이다. 허나, 그러기 전에 고객이 과연 투자에 대해 효과를 보느냐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불법으로 다운받는것보다 무서운건 사람들이 음악을 찾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음악을 다운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다는 것을 의미하고, 조건만 맞는다면 적어도 양심에 호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음악을 팔 수 있다. 결국은 음악을 듣는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지 전혀 안듣는 사람에게 CD를 내민다고 오늘날의 음반업계의 불황이 타개 될리 없다. 결국, 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은 돈 값을 하느냐 안하는냐는 간단한 진리다. 특히 나같은 경우 주크온과 멜론 등 유료 음악 사이트에 가입해서 나름 합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음악을 듣고는 하는데... 그나마 불법적으로 쓴다는 죄책감 마저 없어져 버리면, CD를 사는것과 인터넷으로 듣는것의 차이는 CD 랩핑을 뜯을때 기분 좋은 느낌과, 쌓여가는 CD를 보면서 느끼는 뿌듯함이 전부다. 

그런 면에서 앨범에 덤을 끼워주는 것은 좋은 현상으로 보인다.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추가 트랙이 담긴 CD나 뮤직비디오나 실황이 담긴 DVD를 끼워주는 경우가 있다. 특히 후자가 맘에 드는데 좋아하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소장할 수 있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다. 특히 DVD 비디오는 상대적으로 복제가 덜되고 있어서 CD를 사야만 이걸 가질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것 같다. 확실히 이제는 멀티미디어 시대이므로,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면서 영상을 볼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DVD가 나오면서 생긴 용어 중 하나가'스페셜 피처(Special Feature;특전)'인데, 제작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코멘터리, 인터뷰, 콘티, 스케치 등등 개인적으로 DVD나 블루레이 타이틀의 이러한 점은 단순히 구입한 디스크를 좀더 오랜시간 즐길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컨텐츠의 여운을 되살리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며, 수집가에게는 소장가치를 늘려준다. 

음반의 이러한 움직임은 영상 매체의 스페셜 피처에서 따온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투자는 확실히 소장가치를 상승 시켜준다. 단순히 음반에 대한 해설이나 가사 사진 따위를 앨범 커버에 넣어서 하는 것보다는 아티스트의 곡과 앨범에 대한 코멘터리, 평론가의 평가, 인터뷰, 녹음과정, 뮤직비디오 등을 담아서 제공해, 수집욕을 자극하는 것이 어떨까? 많은 앨범에서 이러한 투자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해서 많은 앨범이 DVD를 포함하는 한정판과 포함하지 않는 일반판을 분리해 내놓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가격이 차이가 조금 나더라도 기왕 사는거면 가능한 전자를 산다. 물론 가격에 전가하지 않고 만들면 좋지만, 그러한 요구는 좀 가혹할 수도 있다. 제대로 스페셜 피처를 만들어서 제공해 준다면 차이는 무시할만하다. 지금은 특전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식이라 모르겠는데, 사실 이렇게 되면 덤이 아니라 장사다. 공짜로 기울어진 저울을 조금이나마 수익이 날 수 있는 모델로 옮기는 중요한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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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2/21 14:21 2008/02/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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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장성일 2008/02/23 23:29 # M/D Reply Permalink

    덤도 좋지만 가수들의 음반 질도 문제인것 같은..내가 초등학교때는..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용돈 모아모아 앨범 모으는게 취미었는데, 그당시는 가수들 타이틀곡이나 후속곡말고 앨범안에 있는 노래들이 훨씬 좋았기 때문에 소장가치 및 듣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대부분 타이틀곡을 빼면 크게 마음가는 노래들이 없다지..예전같은경우 덤으로 DVD같은 비공개 파일을 끼워서 팔면 정말 기쁨(?)이랄까 원래는 덤으로 주지 않아도 되는건데 덤을 줘서 기분이 좋은 소비자의 마음? 이라고 해야하나...하지만 지금은 덤을 줘도 소비자들이 살까 말까 하는 현실...;;
    어쨌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이유중 하나는 그만큼 돈을 주고 앨범을 살 만한 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란게 기계의 발달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것 같은....좋은노래 한두곡 듣자고 돈을 지불하는게 아깝긴 하지;;; 앨범에 좋은곡들이 많으면 아깝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미 컴퓨터 공유로인해 공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심리를 어떻게 바꾸느냐가 숙제인것 같은...

    1. 푸른곰 2008/02/25 12:57 # M/D Permalink

      역시 그렇죠. 질이 떨어지고, 곡 단위의 재생이 가능해진 플래시 메모리 플레이어 시대에는 앨범 보다는 싱글 곡 단위가 훨씬 중요하겠지요.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곡을 파는 것은 결국은 음질의 우월성과 편리성, 그리고 합법성에 호소해야 합니다. MP3보다 좋은 코덱을 써서 동일 용량에 더 좋은 음질을 담을 수 있는 코덱의 '통일된 규격'의 음악을 편리하게 다운받아서 즐길 수 있어야 하고. 그리고 합법적인것인것과 불법적인것. 이것을 확실히 계도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역시 가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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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에서 소외되어 버린 비운의 물건 

며칠간 액정 텔레비전 때문에 국내외 사이트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 없는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음, 보통 가정에 들여놓는 A/V 가전이 뭐가 있을까요? 우선 크건작건 TV나 영상 매체를 재생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가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DVD던 BD던 플레이어가 있어야 할테고... 보통은 이 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서 앰프를 달고 스피커를 달고 해서 홈시어터를 꾸미는 옵션도 있죠. 근데 한가지 재미있는건 20세기에서 21세기, 아나로그에서 디지털로 오면서 자연스레 도태된 물건이 있는데 그게 바로 미니 오디오와 비디오 레코더입니다. 20세기에 들어 중산층 가정에 흔히 '비디오'라고 하던 물건과 '오디오'나 '미니콤포'라고 하던 소형 콤퍼넌트 오디오 없는 집이 있었나요? 하다못해 라디오 카세트 정도는 있었잖아요? 

비디오 레코더라고 하면 흔히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 VCR(혹은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VTR)이 떠오르실겁니다. VHS 테이프를 넣고 재생하고 녹화하는 기계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비디오 가게에서 빌리거나 소장한 테이프를 재생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됐습니다만, 본디 VCR이라는 물건에 테이프를 빌려본다는건 VCR이 어느정도 보급되고 난 다음에 비디오 대여점이라는 사업형태가 생기고나서 이야기지 그 전에는 방송 내용을 녹화해 뒀다가 즐기는 용도였습니다. 마치 캠코더나 미니디스크 레코더와 비슷한 형태가 아녔나 싶군요. 

비디오 레코더의 본디 목적

 최초의 VCR의 성격에 대해서 잘 알수 있는 예가 있는데, 소니가 베타맥스를 내놨을 때, 드라큘라 백작을 모델로 한 광고를 집행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나같이 밤시간에 일을 한다면 못보는 프로그램이 많을 것이오. 하지만 나는 걱정이 없소, 언제든 내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게 녹화 해주는 소니 베타멕스가 있으니 말이오." 그리고 또 녹화를 하면서 다른 채널을 볼수 있도록 듀얼 튜너를 탑재한 기종을 내놓으면서, "당신이 A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을때 다른 채널에서 B라는 프로그램을 할 때 소니 베티맥스만 있다면 동시에 그 프로그램을 볼수 있습니다" 라는 광고를 집행합니다. 

베타맥스를 위시한 VCR(당시는 VHS라는게 없었으니-베타맥스는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레코더였음)은 결국은 방송사로 하여금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게 될 정도로 유행하지요. 그 결과가 여러분이 지금도 비디오를 사시면 들어있는 "저작권이 있는 프로그램을 사적인 용도 이외로 녹화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문구가 들어가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비슷한 논란이 복사기나 복합기, 미니디스크 등 원본 복제가 가능한 기기에도 이어지죠. 

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테이프로 남겨두어 두고두고 천천히 되감기 빨리감기 해가면서 보거나 동시에 텔레비전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할 때, 혹은 프로그램 도중에 외출하게 됐을 때 등등 VCR이 생기면서 정말 편리한 점이 많아졌죠.

예약 타이머의 등장이 바꾼 생활 

게다가 예약 타이머라는 물건이 생기면서 비디오 산 다음에 비디오의 시계만 맞춰놓으면, 굳이 방송시간에 맞추어 녹화 단추 눌러 녹화를 시작하고 끝낼 필요 없이, 테이프만 넣어두면 예약해둔 시간에 척척 녹화가 되고 미리 설정해둔 시간에 녹화가 끝나도록 할 수 있게 되었죠. 일대 변화를 일으킨겁니다. 

특히 제가 생각하는 소니의 베타가 VHS에 지게 된 가장 커다란 기술적인 까닭은 VHS가 좀더 긴 시간의 녹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인데, 보통 VHS 비디오 테이프가 SP녹화시 120분, LP 녹화(3배녹화)시 360분 녹화가 가능했었죠. 베타는 제가 어렸을때 시장에서 패퇴해서 써보지 않은 까닭에 정확하지 않지만, 베타의 표준 녹화시간이 60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VHS쪽이 메리트가 있었죠. 

하지만 사실 60분 정도면 대개 많이들 녹화하는 TV 쇼나 드라마는 통째로 수록하고 남잖아요? 하지만 예약 타이머가 생기면서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예약 녹화라는게 생기기 전에는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다음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싶으면 새 테이프로 갈아넣고 녹화 버튼을 누르면 되지만 기왕 예약 녹화라른게 생겨서 그게 자동화 되고나니 앉으면 눕고 싶은게 사람 심리라고, 몇시간 이상 자리를 비우거나 여행을 하는 이유로 하나 이상의 프로그램을 못볼 경우가 있으므로, 기왕이면 비운 동안에 여러개의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싶은게 사람 심리인게죠. 하지만 예약녹화시에는 테이프를 자동으로 갈아주는 시스템까지는 없었으므로, 결국에는 테이프 하나 넣어두고 장기간 녹화가 되는 편이 유리하지요. 그래서 베타가 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절로 녹화되고 끝나니깐  신문의 텔레비전 면을 펼쳐놓고 예약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미리 봐뒀다가 예약해놓으면 학교에 가거나 친구내에 놀러가거나 외식을 나가도 얼마든지 녹화가 되니 정말 좋았죠. 일전에 소개한바와 같이 소니광이었던 할머니가 사준 소니 VCR로 예약녹화해서 보는 맛에 빠졌던 당시 여덟살에 불과했던 저는 지금은 사라져버린 G코드 예약 녹화가 되는 VCR을 가지고 싶어서 부모님에게 엄청 때를 썼죠. (G코드란, 방송 채널과 시작시간과 끝시간을 암호화 해둔 코드를 말하는 것으로 일일히 시작 끝시간을 입력하고 채널을 설정할 필요 없이 코드만 넣으면 저절로 셋팅이 되는걸 말합니다. 90년대 초중반만해도 신문 TV 방송표에 G코드를 넣어주었으므로, 그걸 보고 VCR에 리모콘으로 입력해주면 자동 녹화가 되는거죠)  

본디 목적과는 달리 사용된 VCR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생각보다 비디오를 녹화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적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돌아가신 외할머니 집에가면 생전 좋아하던 드라마를 녹화해둔 테이프(이를 테면 허준 같은)가 수백개로 산더미같이 있는데, 어렸을때는 주변에서 비디오를 빌려서 보기만 했지 할머니같이 비디오를 녹화해서 즐기던 사람은 또 보지 못했고, 나이가 먹고 나서는 VCR이라는 물건이 희귀해지면서 보질 못했습니다. 

여하튼 보통 VCR은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보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그 촉매가 된 건 한때 수만개 까지 있어서 전국방방곡곡 동네에 하나씩은 꼭 있던 비디오 대여점 덕분이었죠. 그렇다보니 녹화를 위한 튜너가 없는 재생용 VCR도 많이 팔려나갔고, 이렇게 생긴 재생 수요는 DVD과 DivX가 등장하면서 획기적으로 개선된 화질과 음질 그리고 편의성으로 하여금 점차로 VCR 에서 이들 매체로 옮겨가게 됐습니다. 게다가 녹화수요는 그 시기에 겹쳐서 인터넷의 폭발적인 확산이 이뤄져 VOD(Video on Demand)가 널리 이용되기 시작하게 되면서 또 축소가 되죠. VOD는 처음에는 몇몇 프로그램에서 저화질로 이뤄지다가 점차 많은 프로그램이 좋은 화질로 제공되고, 그리고 이게 돈이 된다고 생각한 방송사들이 하나 둘씩 유료화하기 시작하면서 유료화되고 화질도 나아지게 됩니다. 

VCR 단체(單體)기기는 거의 멸종이 되고, DVDP와 VCR 사이의 전환의 과도기에 '콤보'라고 하여, VHS 데크와 DVD 드라이브를 일체화한 기기가 조금 나오다가 단종되어 버리고 맙니다. 녹화를 즐겨하는 문화가 좀더 정착되어 있었고 저작권 문제에 민감해 VOD를 소극적으로 도입했던 일본이나 해외에 경우 좀 더 오래 걸려서 2000년대 중후반에 가서야 단종되지요. 거의 50년만의 멸종인 셈이지요..
 
VCR의 멸종... 그후 판이하게 다른 판도

이렇게 VCR이 멸종되게 된 까닭은 VCR을 대체하는 무언가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것이 VOD 였습니다. 녹화하는 수고 없이 얼마든지 원하는 때에 간편하게 클릭한번만에 볼 수 있으니 말이지요. 복잡한 테이프도 넣을 필요없고 TV 프로그램표를 보아둘 필요도 없고 말이죠. 

한편으로 저작권 문제에 민감하고, 새로운 미디어의 판매 채널에 대한 인식이 치밀하며, 컨텐츠의 제작자가 방송사 못지않게 입김이 강력해 유료화 모델을 세우기 힘들었던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VOD나 다운로드 시장이 늦게 정착하게 되어,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가 이 자리를 대체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본질적으로 언제든지 TV 를 보지 않고도 영상을 볼 수 있는 VOD 제공은 TV 시청률의 감소와 광고 수입 감소로 인한 사업모델의 치명적인 문제를 가져왔으며, 2차 매체(DVD,VHS의 매체로 수록해 판매하는 수입) 수입, 그리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케이블이나 위성채널등으로 재판매가 많았던 까닭에 두 국가는 우리나라처럼 쉽사리 VOD를 할 수 없었죠. 뒤늦게 인터넷 판매를 시작한 미국에서 얼마나 커다란 진통이 있는지는 2차 매체 수입 및 인터넷 판매 수입의 배분을 주장하며 작년 발생한 미국 작가조합 파업 사태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지요. 일본에서는 유료 IPTV로 방송의 제공이 시도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같이 대대적이진 않죠. 

DVR의 대두와 VCR의 대체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는 주로 기기에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녹화하는 방식이었고, 인터넷에서 제공되거나 방송 스트림에 포함된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Electronic Program Guide;EPG)가 내장되어 녹화의 편의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시각을 입력하지 않아도 화살표 선택만으로 검색, 녹화가 가능하고, 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회를 녹화하고 싶을때 일일히 시간을 입력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매회 녹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이나, 장르별로 녹화하거나, 방송시간의 변경이나 연장, 축소 등의 경우에도 자동으로 변경되도록 설정하고, 극단적으로 TiVo에서처럼 광고까지도 스킵하도록 설정되는 기능이 생겨났죠. 

디지털로 변화하면서 테이프라는 물리적인 제약에서 벗어나고, 디지털화 되고 HD 방송이 시작되면서 점차 DVR은 고화질화 됩니다. 하드디스크도 수백GB까지 늘어나고, 급기야 최근 기종에서는 1TB를 탑재한 기종이 판매되기 시작하죠. 압축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고품질의 영상을 수십~수백시간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거기에 기록 가능한 DVD와 블루레이의 등장으로 하드디스크의 용량에 얽메이지 않고, 디스크만 계속해서 넣어주면 얼마고, 몇십시간분의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스크로 저장한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DVD 플레이어 등으로 볼 수 있게 되었죠. 

편리함을 추구하기로는 전세계에서 제일가는 일본인들은 여기에 덧붙여서 튜너를 하나 더 달아 동시에 두개의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게 만드는 등 편리한 기능이 생기면서 점차 녹화를 위해서 VHS를 사용하던 사용자를 흡수, 이후는 앞서 소개한바와 같이 VHS 데크의 멸종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소니나 파나소닉, 샤프를 비롯한 일본 가전 업체는 이제 DVR을 엄청나게 밀게 되고, 결과, DVR의 한 종류인 DVD 레코더는 액정 텔레비전과 디지털 카메라와 더불어 일본의 신 삼종 신기(혹자는 디지털 삼종신기라고 부릅니다; 본디 삼종신기는 일본 전설에서 천황의 권력의 상징으로써 검, 구슬, 거울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만, 경제 발전기에 TV, 냉장고, 세탁기, 이 세가지 물건이 엄청나게 히트하면서 쇼와 시대의 삼종신기라고 불리면서 유래합니다)라고 불립니다. 

이 레코더 위주의 일본시장은 차세대 디스크 매체인 블루레이에와서 더욱 확실해져서 일본 가전 업체는 블루레이를 플레이어가 아니라 BD-R/RE 레코더 위주로 판매하기에 이릅니다. 오죽하면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일본 업체가 아니라 삼성에서 나왔겠습니까? 의심이 되시면 홈페이지에 가보시면 되는데, 소니고 파나소닉이고 샤프고 간에, 전면에 커다랗게 스고록이며, 디가며, 아쿠오스며 블루레이/DVD 레코더를 내세우고 있는데 비해 DVD/블루레이 플레이어는 구석지게 위치한걸 알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전면에 위치한 업체는 민생용이라기보다는 매니아용의 전문 AV 업체인 경우가 많습니다. 

DVR의 존재 의의 - 우리나라에도 DVR이 필요한 이유 
이 긴글을 쓴 이유는 우리나라에도 DVR이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간단한 이유에서입니다. DVR이 있어서 존재의 의의는 당연히 나중에 볼 수있게 녹화한다는 겁니다. 그건 VOD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오히려 더 간단한데, 특히 메가 TV며 하나 TV며 하는 IPTV 덕택에 조작성 까지 낫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DVR의 존재 의미는 있습니다. 

첫째, HD급의 영상을 보존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상당수의 프로그램과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가 HD 촬영되어 방송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케이블 방송도 HD 제작한 컨텐츠를 방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방송사도 HD로 VOD를 서비스 하지는 않습니다. HDTV 급 영상을 VOD로 보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 HD급 컨텐츠를 스트리밍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VDSL급 이상의 회선이 요구되고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FTTH등 100Mbps급 회선이 필요합니다. HD 화질의 동영상은 최소 16Mbps 이상의 비트레이트를 가지는데, 1Mbps 안짝인 비트레이트를 지원하는 현재의 VOD로는 HD를 제공하는건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그게 설령 PC로 가능하다손 치더라도, PC로 보는것과 대화면의 HDTV로 보는것은 격이 다릅니다. 저도 HDTV 튜너를 PC에 달아 보고 있습니다만, 5년도 더된 HDTV로 보는편이 훨씬 박력있고 좋더군요.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 마치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것과 집에서 보는것 만큼의 차이였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런데 우리나라 대형 가전회사에서는 HDTV 급으로 녹화할 수 있는 장비를 내놓는 업체가 전무하다 보니, 이 프로그램을 나중에 봤으면 좋겠지만, 이 화질로 다시 보려면 방법이 없어서, 제 화질로 보기 위해선 이 시간에 보던가 아니면 재방송을 기대해야 하는데, 정말 짜증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영상을 보존, 소장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는 다큐멘터리며 드라마며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닥치는대로 녹화를 했습니다. 할머니 사후, 할머니댁에서 한달간 지냈었는데 그 기간 동안 잔뜩 모여있던 테이프의 '밭'을찬찬히 살펴보니 당대의 화제작은 망라되어 있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갖가지 사극을 비롯하여 최수종의 첫사랑이나 모래시계, 화이트 레드 등 컬러 시리즈, 베스트극장, 각종 특선 다큐멘터리나 비디오로도 못구하는 오래된 영화등등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여전히 VOD로 볼수 없는 귀중한 것도 많았습니다. 방송국 홈페이지에 가면 옛날 드라마를 VOD로 제공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만, 여전히 못보는게 더 많지요.  전 시드니 올림픽이나 경찰청 사람들, 다큐멘터리등의 프로그램을 라이브러리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거 VOD로 절대로 못보죠... 

CSI 같은 외국 드라마 같이 판권 문제가 있거나 다큐멘터리 같이 사이트가 없는 프로그램, 스포츠 이벤트, 이따금씩 해주는 특별 편성의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이나 제가 특히 좋아하는 공연 녹화 방송, 이번의 남대문 사건 생중계 같은 각종 특집 방송 들은 또 어떻습니까?  절대로 재방영 안해줍니다. 물론 케이블 텔레비전을 보면 몇몇 프로그램을 다시 해주곤 하지만 자기가 가질수는 없습니다. 자기가 보고 싶을때 볼수는 없죠. 직접 녹화하지 않고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지요. 더욱이 그 케이블 방송까지 다시 보고 싶다고 말하면 입아파 집니다. 광고로 먹고 사는 케이블 방송인지라, 아주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VOD로 다시보기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DVR이 있으면 얼마고 녹화해 소장해뒀다가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질 열화 없이 장기간 디스크로 보존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화질 문제도 말끔하게 해결 됩니다. 녹화 당시에 가능한 가장 좋은 화질로 남기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나위 없을 겁니다. 그게 영화사가 원본 필름을 가지고 있고(그래야 나중에 신 매체가 나오면 이를 당대 매체로 텔레시네 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가가 네가티브를 보관하며(아무리 디지털이 발전했어도 지금 현재로썬 은염 사진 이상의 화질로 보존은 어렵다는게 중론이죠), 방송사가 가능한 고품질의 영상 라이브러리를 보관(방송사는 새 매체가 나오면 기존 매체로 나온 영상을 새로운 매체로 꾸준히 옮깁니다)하는 이유입니다. 

분명히 지금 초고화질이라는 HDTV도 나중에는 더 좋은 해상도의 TV의 등장으로 인하여 구식이 될 것이며, 그땐 어떻게 저런 화질을 감수해가며 봤냐 싶을 정도로 마치 지금 디지털 텔레비전으로 엉성한 아날로그 방송을 보거나, 아날로그 텔레비전으로 흑백 텔레비전 당시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겁니다. 그러니 HDTV 화질 영상은 HDTV 화질로 녹화해야 합니다. 방송국의 오래된 드라마 사이트에 가면 600kbps나 1Mbps로 제작되는 최근의 방송과는 달리 겨우 300k 밖에(그당시에는 300k도 초고속이었습니다만) 안되는 비트레이트로 제작되어 화질이 매우 열악하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방송의 질이 SD로 제작되어 SD 화질이면 어쩔수 없지만 HD 방송을 SD 화질로 보는건 문제가 됩니다. 다시금 말하지만 새술은 새부대로 라고, HD 영상은 HD로 담아야 합니다. 

셋째로 비용이 들지 않는 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VOD를 사용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비용을 지불하는게 익숙해졌습니다. 이제 방송 프로그램의 수익구조에서 인터넷 다시보기는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기위해선 돈을 내야하죠.

텔레비전 아침 프로그램에서 본 요리 레시피가 괜찮아서 다시 만들려고 하는데 솔직히 그 조리법 자체가 몇분이나 하겠습니까? 그것때문에 전체 프로그램 값을 내야하는 것도 불합리합니다.  이점도 VOD에는 없는 DVR의 장점입니다. 

방송국이 다르면 또 다른 방송사에 돈을 내야합니다.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요금을 더 받는 구조도 생겼습니다.  프로그램은 한번 결제 한 뒤에 몇시간 동안만 볼 수 있으므로, 보고 싶었던걸 또 보고 싶다면, 또 돈을 내야합니다. 오죽하면 메가TV나 하나TV 같이 IPTV는 VOD 서비스 무제한을 기치로 걸고 폭발적으로 보급됐겠습니까(그나마도 이게 늘어나자 MBC를 시작으로 제약을 가하는 움직임입니다만)? 하지만 이것도 어차피 돈을 내고 봐야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영상 공급원의 서비스가 중지되면 그냥 그걸로 끝입니다.  

시차도 문제입니다. TV 광고가 일차적이고 최대 수익원인 방송사는 방송이후 일정한 타임 윈도우를 두고 방영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방송한 다음날 12시였던가요? 직접 녹화 하면 경쟁되는 방송을 바로바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DVR 이 있다면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넷째는 조작의 쉬움 때문입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저희 할머니는 VCR을 조작해서 예약 녹화 했습니다. 허나 PC를 이용해 VOD를 결제해서 보는 것은 40대인 우리 어머니도 어려워하십니다. 50대이신 아버지는 하지도 못하구요. 20대인 저도 불편하고 거추장스럽습니다. 그냥 버튼 눌러서 녹화해뒀다가 버튼 한번 눌러서 보길 바라는 것을 바라는게 과한것인지요? 

마지막은 디지털 미디어 센터 기능입니다. 
캠코더가 이제는 점점 일상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컨텐츠는 더빙이라는 과정을 거쳐 테이프나 DVD로 옮겨야 다른 이에게 줄 수도 있고, 보관과 재생에 편리합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압축기술이 비약적으로 향상, SD메모리카드나 메모리스틱을 사용한 캠코더도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기기는 점차 보급이 확산일로이며, 파나소닉의 경우 아예 SD메모리카드 카메라, HDD 카메라 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다른 매체에 옮겨 저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PC에 저장할 수도 있지만 PC는 편집에는 편리하지만 작동이 어렵고 또 HD 컨텐츠를 재생하기에는 모니터가 작아서 본질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실제 일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DVR로 해결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DVR에 저장하고, DVD나 블루레이로 구울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아날로그로 되어 있던 비디오 테이프나, 6mm 테이프등 SD급 매체를 더빙해 DVD로 옮겨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추억을 돈주고 보는것이 옳은가?

솔직히 말해서 이 긴 글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뭐하러 돈들여서 기계를 만들고, 또 그걸 사서 보느냐, 그냥 VOD로 보면 되지 않느냐고 말이죠. 하지만 여러분이 여행을 하시면서 사진기를 챙겨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추억을 기념 하고 그 추억을 보존하고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단순히 여정지의 모습을 남기는 것이라면 전문가가 찍어서 관광지에서 파는 관광엽서나 팜플렛, 화보집 쪽이 더 보기 좋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진기를 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 여행시에 보통은 사진도 찍고 이런 것들도 꼭 챙겨서 보관을 합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분은 되도록이면 열심히 찍고, 또 도록도 한부 삽니다. 그게 남는거니까요. 그렇게 한번 마련해두면 언제고 보고 싶을때 다시 펼쳐서 볼 수 있으니까요. 봤던것을 추억하면서 갔을때의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초기에 수고나 비용은 들지만, 내가 이걸 소장하는 동안은 얼마든지 마음껏 보고 추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추억을 돈받고 다시 보는 건 정말로 살풍경한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게 제 논리입니다. 

마치며 - 대기업의 참여를 바라며

이글을 쓰면서 조사를 해보니 DVICO라는 중소기업에서 DVR을 판매하고 있으며, 또 PC용으로 HDTV 수신및 녹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디비코에서 나온 HDTV 수신기를 가지고 있으며, 가~끔은 녹화에 사용하지만, 쓰기 어려워서 방치해놓고 있었습니다. 디비코의 제품은 분명 DVR의 기본적인 기능을 충족하고 있었습니다만, 엠베디드 OS에 HDTV 튜너와 하드를 단 것으로, 가전 제품이라기 보다는 컴퓨터의 연장내지는 주변기기처럼 보였습니다. 컴퓨터와의 연계를 하는 점은 좋았지만, 결국은 컴퓨터가 없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에서 가전제품이라기보다는 컴퓨터 주변기기에 가깝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대표적인 문제로, 하드가 가득차면 어떻게 합니까? 컴퓨터나 외장하드에 USB나 이더넷을 연결해서 '덜어내야' 합니다. 비디오 테이프 넣고 녹화 버튼만 누르면 되고 예약녹화법만 알면 예순이 넘은 노인도 쓸수 있던 비디오와는 다릅니다. 라이브러리를 만들기 위해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건 좀 문제입니다. 예순 넘은 노인한테 컴퓨터 랜케이블 접속과 컴퓨터 사용법까지 가르킬순 없잖습니까? 

중소기업 무시하는것은 아니지만 제품력 및 판촉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중요한건 엘지전자나 삼성전자같은 대기업입니다. 이 두개 기업이 움직여줘야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무언가 확산이 될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전 얘기를 하면 본의아니게 할머니 얘기를 자주하게되는데, 전에 쓴글 <세계 표준에 대한 아쉬움>에서도 밝혔듯이 할머니는 일본 제품을 수선해서 한국에서 쓰셨습니다만, 이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일본제 DVR도 결국은 일본에서만 쓰이고 있는게 실정이고, 미국제 DVR도 미국에서만 쓰이는게 현실입니다. 방송사에게서 돈 받아먹지 않았다면 제발 좀 만들어 주십시오...

결국은 이게 얼마나 생활 밀착형 제품이라는 것이지요. 분명 녹화하는 기능은 필요합니다. 그걸 만들 업체는 결국에는 둘 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겁니다. 한국형 EPG를 만들고, 적절한 가격에 판매하고 판촉한다면 좋은 판매를 보일 것입니다. HD방송을 녹화하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잖아도 HD 컨텐츠는 부족하고 값도 비싸므로, 공짜로 접할 수 있는 지상파 디지털의 녹화는 저렴하게 HD 컨텐츠 라이브러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솔직히 기회는 지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루레이. 이것이 DVR 시장 개척의 유일한 활로입니다. 지상파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블루레이를 위해서 HDTV를 바꾸고 그를 위해서 HD급 플레이어를 구매할 때 일본에서처럼 기록이 가능한 기기를 판매하여야 합니다. 매니아랑은 달리, 복수의 재생기를 두지 않을 것이 뻔하고, 또 세대의 전환이 아니면 플레이어의 교체도 어렵습니다. 블루레이와 HD-DVD의 경쟁이 연초 워너의 결정으로 인해 거의 잔불정리 과정이라고 보여지는 과정에서도 DVD의 위치는 여전히 확고합니다. DVD를 여러대 가지고 있는 집은 거의 없잖습니까? 

그리고 생활밀착형 제품이니 만큼 최대한 쉽게 만들어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일을 달리 누가 합니까?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제발 우리나라 대기업도 DVR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블루레이 레코더라도 하나 내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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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와 함께 재미있게 봤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드디어 발매된다. 아마도 디스크 세장이라는 구성은 똑같고, 스트랩같은 악세사리는 빠지는 그런 구성이 될 모양이다. 그외에 딸려오던 소책자와 필름컷은 마찬가지로 동고를 할 모양이고... 나름대로 모양은 비슷비슷하게 나올 모양이다. 아마도 9/20일  경이면 받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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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9 03:02 2007/09/0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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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때문에 바빠서 올리는걸 깜빡했는데 초속 5센티메터 DVD를  지난 8월 초 부터 예약한것이 8월 말이다되어서 도착했다 .  초회한정판이라고 하는데 내용은 일본판에 비해 빠지는 부분이 좀 있다.  대표적으로 사운드트랙이  그것이다. 그래 2disc다. 애처롭게도.
그 외의 부클릿이나 필름컷은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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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자세하게 줄거리를 설명하고 있다. 코드2 녀석이  어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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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isc로 두개의 케이스였던 일본판과는 달리 한개의 케이스에 두장이 들어가는 구조로, 얇다.

디스크 컨텐트에는 한국판에서만 있을 SICAF 스크리닝 대화 외에는 그다지 다른건 없는것 같다. 일단 박스를 보면 그렇다. 한번 틀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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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9 02:48 2007/09/09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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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초회한정판)


초속 5 센티미터 코드 3 국내 출시판이 나올 모양이다. 구성에서 일본판과 차이라면 OST가 담긴 디스크 3가 없다는 점, 그리고 올해 SICAF 에서의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들어간 정도의 차이로 아트워크에 관한 20page 짜리 소책자와 필름컷 같은 것은 역시 가지고 있다. 과연 어떻게 출시될 것인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예약 판매중. 8/28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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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4 07:02 2007/08/0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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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면이 앞면인지 몰라 일단 찰칵, 저 교차로에 있는건 치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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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석장과 두꺼운(90p) 아트북이 특전으로. 나머지 잡다한건 저 상자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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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이 앞인가보다. 완전초회한정생산이라는 글씨가 돋보이고, 본편 외에 뭐 잡다한게 들어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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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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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8 01:28 2007/07/28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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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정말 놀랍다. 초속 5 센티미터(초속 5cm)가 출시(7/19) 하루도 안되어서 자막까지 입혀진 리핑된 버전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 장면은 2부 코스모넛(코스모나우트)에서의 한장면이다. 낚시가 아니라 벌써부터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자막까지 만들어지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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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0 23:31 2007/07/2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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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 센티미터
일본에서 초속 5 센티미터 초회한정 DVD 박스가 도착했다. 그놈의 초회한정판 트릭에 넘어가고 만것이다. 어찌됐던간에 그런고로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오타쿠 짓을 해버린것이다. 초속 5 센티미터라고 해봐야 온라인에 현재 퍼져 있는 것은 1부인 벚꽃초 뿐이고... 이걸 리핑을 할까도 고민중이지만.... 우선 포장의 랩핑을 뜯어내는게 중요한데 뜯기가 왠지 아깝다.....

나... 정말 어떤면에선 오타쿠가 되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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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9 15:35 2007/07/19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