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를 사시던 PDP를 사시던 간에 제가 TV를 사러 돌아다니면서 떠올린 당연할정도로 간단하지만 중요한 팁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까탈스럽게 고르라입니다. 차 한대 살때 우리는 문짝만 열었다 닫았다 하지 않습니다. 올라타서 핸들도 잡아보고 시트도 조절해서 시트의 승차감도 살펴보고 버튼의 위치도 점검해보고 각종 내부 사양도 이것저것 만져보고, 필요한 경우에는 테스트 드라이브도 한 끝에 삽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 두푼 하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Full HD 급을 기준으로 300만원이 넘는게 보통입니다.


그런 제품을 살 때 점원의 말 몇마디나 가게 분위기에 눌려서 대충 살펴보고 사는건 말이 안되는겁니다. (홈쇼핑에서 쇼호스트의 사탕발림에 넘어가는건 충동구매 자체의 어리석음 만큼이나 바보 같은 일인듯합니다) 평가나 리뷰도 중요하지만 결국 보는 건 자신입니다. 가급적 많은 제품이 있는 곳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결정합시다. 패널의 성능, 이를테면 시야각이나 동영상 성능에 관한 코멘트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색상에 관한 문제, 선명도에 대한 기호는 글로 표현하기 무척 어려울 뿐더러 아무리 그 문장이 유려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 쓴 것이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므로 직접 보지 않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솔직히 저는 A/V에 대해선 쥐뿔도 모르는 편이지만, AV 매니아나 전문가의 리뷰를 참고하는 수준에서 사용하지 그것으로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가 가장 맘에 드는 것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리뷰는 그 기종을 찾기 위해서 봅니다. 결국 내 돈 들여서 내가 가장 만족스러우면 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리뷰어가 제 TV를 볼건가요. 물론 전문가들의 말처럼, 영화나 컨텐츠 제작자가 제작한 의중 그대로 표현해줄 수 있는 매체라면 좋겠습니다만, 그 자체가 맘에 안들면 그걸 억지로 먹어야 합니까? 입맛에 안맞는 수랏상보다는 맛있는 엄마밥을 먹고픈게 아닌가?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매니아도 아닙니다. 특히 아래 기준은 제 나름대로 기준이니 여러분께서는 그냥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1. 가능하다면 시청하는 매장의 조명을 조절해서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밝기일때 시청하세요. 


2. 가능하다면 매장에서 같은 영상을 틀어놓고 색이나 콘트라스트, 해상도를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영상을 보고 비교해보셔도 되지만, 제 생각에는 그 영상은 하나같이 쨍하고 유유자적하니 화면의 변화가 없고, 선예도를 뽐내는등 기기의 성능을 자랑하기 위해서 '포장'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먹음직하게 장식된 백화점 식당가의 쇼케이스 안 음식모형이나, 고명을 잔뜩 얹어 아무도 그렇게 먹을것 같지 않은 라면 포장지의 조리예 같달까요? 


실제로 대접되는건 음식모형이나 라면 포장지의 예와 같이 다르게 나오기 마련입니다. 실망하지 않으려면, 집에서 기존에 소장하고 계신 DVD 등을 하나 골라서 가져가 틀어보시는것도 좋습니다.


보통 매장에서는 HDD에 저장된 영상을 분배기를 통해서 틀어줍니다. 제대로 된 매장의 경우 DVD플레이어도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곳에 DVD를 넣고 플레이 해보십시오. 블루레이가 가능하다면 블루레이를 가져가보시는것도 좋습니다. 풀HD급이라면 정말 권장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사용할 소프트를 넣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아예 두개다 가져가보세요. 어차피 HD 소스만 보고 살지는 않고, 살수도 없습니다. 


단, 이때는 연결방식도 점검해보세요. Full HDTV 라도 보통은 컴포넌트로 입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Full HD 텔레비전과 블루레이는 HDMI로 연결해보시는것도 중요합니다. 두가지 이유인데 첫째로는 색차를 통해서 표시하는 컴포넌트 단자는 1080i까지 지원하는 훌륭한 입력 단자입니다만, Flat-panel TV는 완벽한 디지털 기기이므로 컴포넌트로 출력하기 위해선 소스기기인 디지털기기에서 D-A 컨버터를 통해서 색신호로 변환한 후, 디지털 TV의 A-D 컨버터를 거쳐서 또 완벽한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표시합니다. 아날로그 방식의 디스플레이라면 모르지만 디지털 디스플레이에서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D-Sub(VGA)단자와 DVI 단자의 차이와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둘째로는 1080p는 이론적으로는 컴포넌트로도 TV가 지원하면 출력이 가능한 기기는 있습니다만, 제가 알아본 텔레비전 모두 1080i까지가 최고였던 경우가 많습니다. HDMI를 써야 최고의 해상도 즉 1920*1080p를 발휘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HDMI로 연결한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를 틀어서 패널을 비교했습니다. 소니 제품은 다행히 플레이스테이션 3가 진열되어 있어서 블루레이디스크만 가지고 가서 비교를 할 수가 있었는데. 삼성이나 LG 판매점에는 블루레이 디스크 기기가 한대도 없어서, 비교해볼래야 비교할수가 없을 것 같아서, 플레이스테이션3와 HDMI 케이블을 들고 한곳한곳 방문해볼 참입니다. ㅡㅡ; 진상이라고 생각해도 할 수 없습니다. 거저 번 돈이 아닌데 거저 줄 필요 있습니까?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차도 시승해보고 삽니다. 솔직히 Full HDTV라는게 블루레이 같은 1080P 미디어가 아니면 사실상 제 성능이 발휘되지 않는 물건인데, 블루레이를 비교하지 못하고 산다면, 그건 폭발적인 가속이 장기인 포르쉐나 페라리를 세종로나 테헤란로 같은 데서 시승하는것만큼 머저리같은 짓 아닙니까? 


그점을 이해 못한다면 솔직히 상종 못할 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필요성을 모르면 자신이 파는 기계에 대한 기초적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고, 그걸 알면서도 이해를 못하는, 즉 귀찮아하는 점원은 물건파는 자세가 괘씸한 점원이죠. - 아 그리고 이렇게 가져가서 확인할 걸 권해드리는 이유는 하나 더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보시던 매체를 가져가보셔야 보시던 텔레비전과 어떤 점이 나은지 쉽게 알 수 있을테니까요. 저같은 경우에는 DVD를 가져가서 보고서는 그 '조악한' 화질에 눈을 뜨게 됐고, 당장 나가서 플레이어도 없는데, 블루레이 타이틀을 사와서는 매장 직원에게 양해를 구해서 BDP에 넣고 감상을 해보고는 감동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BDP를 사가지고 집으로 가져왔는데, 으음.... 당장 매장에 있던 텔레비전을 사고 싶어지더군요. 물건은 그렇게 파는 겁니다. 


3. 가장 좋은 텔레비전은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가 잘 나오는 텔레비전이 아닐까요? 물론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색이 충실하게 표시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색감이나 특성은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스탠더드를 좋아한다면 그것 자체도 시청자의 선호하는 색상 특성인게죠. 이를테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진하고 묵직한 톤 보다는 화사하고 밝은 색감의 TV 를 좋아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어두운 장면이 세세하게 잘 표현되는 패널을 좋아하실지 모르겠고, 액션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움직임이 빠른 패널을 좋아하실것 같습니다. 이건 제 나름대로의 추측에 지나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다른 특성을 좋아하실 법합니다. 꽤 잔상이 심하고 시야각이 떨어진다고 그렇게 혹평을 듣는 LCD도 실제로 보니 그렇게 혹평을 들을정도는 아니더군요. 만능인 패널은 존재하지 않고 또, 패널마다 특성이 다르니 각자 좋아하는 장르의 타이틀을 가져가보시는것을 추천합니다. 

  

4. 공중파 디지털 방송이 잘나오는지도 확인해보세요. 특히 액션신과 흘림 자막은 패널의 동화상 해상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입니다. 다큐멘터리, 드라마나 스포츠가 각각 특성 때문에 플랫패널의 평가하기에 좋습니다. 예를 들면 주로 정적인 다큐멘터리로 색상과 해상력을 알 수 있고, 드라마로는 해상력과 인물의 색감을 확인 할 수 있지요. 스포츠는 동화상 해상력과 잔상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잔디라던지, 하늘, 촘촘히 들어선 관중과 선수들의 백넘버와 관중과 선수들의 의상, 깃발, 스폰서 보드, 잔디의 모습 등등도 스포츠가 평가하기 좋은 장르의 축에 들게 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이 세가지 장르 중 스포츠는 주로 낮시간에 다큐와 드라마는 밤이나 정오 즈음해서, 방송되니 맞춰서 가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아예 참고로하실 DVD를 가져가시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다는 점에서 더 좋죠. 참고로 HDTV나 DVD만 주로보시고, 블루레이나 게임을 하실 생각이 없다면 Full HD 패널보다는 HD 패널이 적당할 수도 있습니다만, 왠만하면 추천은 안합니다. 어지간히 SD급 라이브러리를 갖추고 계신게 아니라면 HD급 기록매체의 표준이 정해진 지금이 HD로 전환하실 시기입니다, 값도 싸지고 있고, HD급 매체는 정말 황홀할정도로 멋집니다 기왕 2백만원 쓰시는거, 100만원 더 들이세요. 누군 돈이 많아서 지르나요, 더 모아서 지르세요, 담배 끊고, 술 줄이고 몇달 더 모으면 더 오래 쓸 텔레비전을 살 수 있습니다. 뭐 그럴 만큼 영상에 역점을 두고 계시느냐가 문제겠군요, 물론 지금 Full HD 텔레비전을 사는것은 비쌉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HD급 텔레비전을 사고 나중에 Full HD급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경험상, 텔레비전은 한번 사면 몇년은 쓸 것이라는 것이고, 이제는 앞으로  Full HD의 시대라는 것입니다. 몇년전까지만해도  SD급 패널도 수요가 존재했지만, 거의 완전히 종식된것과 같이 앞으로는 HD도 그러한 추세에 오를 것이라는 것입니다. 


중요한건 지금 여러분이 HD 텔레비전을 사고, 그다지 머지 않은 나중에 블루레이 등 FHD급의 재생기를 사실경우를 생각한다면, 가지고 계신 TV에 만족하실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그 화질을 오롯이 보기 위해서라도 Full HD 텔레비전을 사고 싶어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값이 많이 떨어져 지금 HD텔레비전 값 수준까지 떨어진다고 감안해도 결과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싸지 않고, 오히려 그동안 HD매체를 즐기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비슷하거나 같은 값이라면 손해라고 봅니다. 아주 아주 싼 HD급 TV와(한 100만원 하는 모델) 아주 저렴한 Full HD TV가 아니라면 커다란 잇점은 없습니다. HD급이던 Full HD급이던 어느정도 수준을 갖춘 모델을 사려면 돈이 좀 들어가고. 그걸 합해보면 애초에 Full HD급을 사는것보다 조금싸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여하튼 DVD를 볼때 FHD 텔레비전보다 HD 텔레비전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실제로 기종에 따라서는 FHD급보다는 HD급이 낫다고 하는 매니아도 계십니다. 제 상식으로는 적은 해상도의 소스를 높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에 꽉 채워 표시를 하려면, 둘중하나일것 같습니다. PC에서 그렇듯이 원래 해상도 대로 적은 크기로 표시하거나, 억지로 늘려 표시하거나, 근데 대개는 후자인것 같습니다. 억지로 늘려 표시하려면 당연히 화질이 떨어지는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세요. DVD(720*480)를 1280*1024 정도(보통 17인치 액정 해상도)에서 틀어보십시오. 창에서 볼때는 크기는 작지만 선명하죠? 하지만 전체화면으로 확대하면 흐릿해지 않습니까? 같은 원리입니다. 풀 HD 패널로 보는 HD 방송은 생각보다 볼품이 없었습니다. 물론 업체에서는 DNIe니 DRC니 해서 픽셀을 중간 중간에 더하는 Interpolation라 불리는 방식으로 해상도를 향상시킨다고 하지만 결국은 원본을 뛰어넘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해보세요. 블루레이 플레이어 가격은 40만원대(플3은 30만원대)까지 떨어졌으며, 그 가격은 날이갈수록 떨어질겁니다. 이미 유니버설과, 파라마운트를 제외한 모든 메이저 영화사는 블루레이로 소프트를 내고 있죠.두 회사는 이미 블루레이로 방향을 결정했기 때문에 앞으로 블루레이로 소프트는 더 나올겁니다. 플랫패널에서 HD급과 풀HD는 1366*768과 1920*1080의 차이가 있습니다. 큰차이가 안나보이지만 화소수로 따지면 1,049,088화소와 2,073,600화소로 거의 두배 차이가 납니다. 아무리 쥐어짜도 더 나올 구석이 없다면 모를까. 기왕 투자하실거라면 몇달 더 모아서 풀 HD로 사세요. 


4. 색상 모드를 대개 공장 그대로 냅둔채로 전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게 딱 맘에 드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리모콘을 빌려서 모드를 바꿔서 시청해 보십시오. 아 모드와 리모컨 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의외로 TV 사실때, TV의 메뉴와 리모콘을 신경 안쓰시는 분이 많으십니다. 그거 중요하죠. 솔직히 누가 TV본체의 버튼을 누르고 사용하며 메뉴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합니까? 당연히 보셔야 합니다. 차로치면 핸들이랑 악셀 브레이크 같은 존재인데 그거 만져보지 않고 차사는거 봤습니까? 요구하십시오. 

 

5. 소리를 키우는게 민폐라고 보십니까? 홈시어터에 연결해서 항상 틀어놓고 즐길게 아니라면 결국 TV 자체 스피커의 소리도 중요합니다. 제가 메이커에서 틀어주는 영상을 싫어하는 이유중 하나가 이건데 소리가 안나요. 소리가.... 소리가 나오는 영상을, 적당한 볼륨에 놓고 비교 해보시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이것도 모드를 바꿔가면서 들어보십시오. 서라운드니 효과 따위는 신경쓰지마십쇼. 있으나 마나입니다. 

 

6. 모델은 외우지 않아도 되지만(외우면 유리하지만), 적어도 핵심적인 기술과 사양은 외워두고 가십시오. 이건 차를 사실때 배기량과 실린더 갯수 변속기 단수 등 항목을 알고 가시는것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예를들어 액정이라면 이런걸 알아보실 수 있겠죠. 

패널 해상도(HD/FHD), 백라이트(CCFL, WCG-CCFL, LED), 갱신속도(ms), 동적 콘트라스트비(15,000:1 등), 밝기(500cd 등), 배속액정 유무 등등... 


단 기술명은 회사마다 표현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배속액정을 삼성은 '120Hz'라고 하기도하고, LG는 '라이브 스캔'이라고 하기도 하고 소니는 '모션플로우'라고 합니다. 


하지만 너무 스펙에 얽매이진 마십시오. 120Hz 액정이 무조건 좋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콘트라스트비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해서 갑절이 비싼경우가 있는데 스펙은 결국 성능을 측정하는 보조적인 수단임을 기억하십시오.


7. 되도록 여러군데를 다녀보십시오. 채널에 따라서 납품되는 물품이 다르곤 합니다. 가격도 물론 다릅니다. 기종이 정해졌다면 대개는 인터넷 쪽이 싸고 가격 비교하기 편리합니다. 어차피 설치는 가전회사가 지정하는 물류회사에서 나와서 설치해줍니다. 저는 일전에 홈시어터를 인터넷에서 산적이 있었는데, 다른곳에서 드럼 세탁기를 설치하러 온 기사가 지난번에 설치한 홈시어터는 잘 작동되냐고 물어보기에 잘 보니 지난번에 홈시어터를 설치하러 왔던 기사였던 겁니다. 보통 할인점과 양판점 등을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전자 상가나 백화점, 혹은 브랜드 전문 매장(디지털 플라자, 하이프라자 등)에 가보시면 좀더 선택권이 넓어질겁니다. 여러군데를 보고 가격이나 혜택을 검토해보고 인터넷에서 살지 아니면 매장에서 살지를 결정하세요. A/S 말씀입니다만... 매장에서 사나 인터넷에서 사나 까다롭기는 마찬가집니다. 직접 가서 혹은 설치된 제품을 보여주면서 따질 수 있냐, 아니면 전화로 따질수 있냐인데. 결국은 반품을 결정"받으려면"(그네들이 승낙해줘야 합니다, 한번 설치하면 맘대로 못 물려요), A/S 기사의 불량 판정이 필요합니다. 모 대형 가전 양판점에서 샀던 CRT 텔레비전이 화면이 기울어져서 나오는데 점원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더군요. 홈쇼핑이나 뉴스의 티커를 보면 분명히 화면이 기울어서 글자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데도 말이죠. 수평 수직이 안맞다니요! 점원은 문제가 없다고 해서 결국은 A/S 센터 직원한테 나 이거 이러저러해서 못쓰겠다. 불량이란거 인정하고 교환 사유서나 써달라고 해서 그거를 보여주자 그제서야 새 제품으로 교체해줬습니다. HD 튜너(수신기)는 인터넷에서 샀는데, 재수없게도 HD 튜너도 고장이 있었는데, 그거 환불받고 다른거 사기까지는 참 어려웠습니다. 그저 한가지 다른게 있었다면 점원이 달려와서 불량을 확인했느냐냐와, 직접 가서 따질 수 있었느냐. 그것 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어요.  


8. 물론 서비스를 생각해서 매장에서 사는걸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매장은 위에 열거한 요구를 잘 들어주는 매장일 것입니다. 제가 어제 갔던 소니 대리점은 제가 가져온 블루레이 디스크와 방송을 아무런 군말없이 틀어줬을 뿐 아니라, 여러 질문에도 대답을 해줬고. 모드를 바꾸도록 리모콘을 빌려주고 만지작거려도 뭐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소리를 키워보겠다고 했을때도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오히려 흡족해 하는 모양을 보고 '빠른 장면에서도 선명하지요?' '색이 선명하지요?' 하면서 추임새를 넣어주다가 이내 자리를 피해서 크게 눈치 않주고 한 30분간 마음껏 '가지고 놀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소니 텔레비전 화질이라면 아주 빠삭하게 알아버렸습니다. 물론 손님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마 소니 제품을 살 작정이라면 그곳에서 사면 후회하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서비스 문제로는 말이죠. 뭐 팔고나서 입씻는 문제라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접객 태도는 하나만 봐도 기본은 알죠. 


9. 매뉴얼을 구해보십시오. 온라인으로 사려고자 하는 모델의 매뉴얼을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기능이나 연결부의 모양, 리모콘, 조작부의 모양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할말은 대충 이정도에서 바닥입니다. 사신 텔레비전은 가족처럼 사랑해주시고 너무 비교하지 마시고.... 새로 나온 텔레비전이 나올때마다 가슴쓸어내리지 마세요. 무엇보다도 무서운건 업글병이랍니다.... 사실때는 까탈스럽게 사시고 나서는 대범하게 쓰세요. 이러네저러네 여러가지 문제로 당시로는 타협을 해가면서 산 TV지만 5년 넘게 애증을 섞어가면서 잘 썼고, 앞으로 몇개월 안에 새 TV가 들어오면 그 자리를 성공적으로 넘겨줄 겁니다(잘썼지만 애증이라고 한 까닭은... 아니 HD텔레비전이 1080i는 받으면서 720p를 인식 못하는게 말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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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2/24 03:57 2008/02/24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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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에서 소외되어 버린 비운의 물건 

며칠간 액정 텔레비전 때문에 국내외 사이트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 없는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음, 보통 가정에 들여놓는 A/V 가전이 뭐가 있을까요? 우선 크건작건 TV나 영상 매체를 재생하기 위해선 디스플레이가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DVD던 BD던 플레이어가 있어야 할테고... 보통은 이 정도로 하고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서 앰프를 달고 스피커를 달고 해서 홈시어터를 꾸미는 옵션도 있죠. 근데 한가지 재미있는건 20세기에서 21세기, 아나로그에서 디지털로 오면서 자연스레 도태된 물건이 있는데 그게 바로 미니 오디오와 비디오 레코더입니다. 20세기에 들어 중산층 가정에 흔히 '비디오'라고 하던 물건과 '오디오'나 '미니콤포'라고 하던 소형 콤퍼넌트 오디오 없는 집이 있었나요? 하다못해 라디오 카세트 정도는 있었잖아요? 

비디오 레코더라고 하면 흔히 비디오 카세트 레코더, VCR(혹은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VTR)이 떠오르실겁니다. VHS 테이프를 넣고 재생하고 녹화하는 기계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비디오 가게에서 빌리거나 소장한 테이프를 재생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됐습니다만, 본디 VCR이라는 물건에 테이프를 빌려본다는건 VCR이 어느정도 보급되고 난 다음에 비디오 대여점이라는 사업형태가 생기고나서 이야기지 그 전에는 방송 내용을 녹화해 뒀다가 즐기는 용도였습니다. 마치 캠코더나 미니디스크 레코더와 비슷한 형태가 아녔나 싶군요. 

비디오 레코더의 본디 목적

 최초의 VCR의 성격에 대해서 잘 알수 있는 예가 있는데, 소니가 베타맥스를 내놨을 때, 드라큘라 백작을 모델로 한 광고를 집행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나같이 밤시간에 일을 한다면 못보는 프로그램이 많을 것이오. 하지만 나는 걱정이 없소, 언제든 내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게 녹화 해주는 소니 베타멕스가 있으니 말이오." 그리고 또 녹화를 하면서 다른 채널을 볼수 있도록 듀얼 튜너를 탑재한 기종을 내놓으면서, "당신이 A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을때 다른 채널에서 B라는 프로그램을 할 때 소니 베티맥스만 있다면 동시에 그 프로그램을 볼수 있습니다" 라는 광고를 집행합니다. 

베타맥스를 위시한 VCR(당시는 VHS라는게 없었으니-베타맥스는 세계 최초의 가정용 비디오 레코더였음)은 결국은 방송사로 하여금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게 될 정도로 유행하지요. 그 결과가 여러분이 지금도 비디오를 사시면 들어있는 "저작권이 있는 프로그램을 사적인 용도 이외로 녹화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문구가 들어가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비슷한 논란이 복사기나 복합기, 미니디스크 등 원본 복제가 가능한 기기에도 이어지죠. 

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테이프로 남겨두어 두고두고 천천히 되감기 빨리감기 해가면서 보거나 동시에 텔레비전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할 때, 혹은 프로그램 도중에 외출하게 됐을 때 등등 VCR이 생기면서 정말 편리한 점이 많아졌죠.

예약 타이머의 등장이 바꾼 생활 

게다가 예약 타이머라는 물건이 생기면서 비디오 산 다음에 비디오의 시계만 맞춰놓으면, 굳이 방송시간에 맞추어 녹화 단추 눌러 녹화를 시작하고 끝낼 필요 없이, 테이프만 넣어두면 예약해둔 시간에 척척 녹화가 되고 미리 설정해둔 시간에 녹화가 끝나도록 할 수 있게 되었죠. 일대 변화를 일으킨겁니다. 

특히 제가 생각하는 소니의 베타가 VHS에 지게 된 가장 커다란 기술적인 까닭은 VHS가 좀더 긴 시간의 녹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인데, 보통 VHS 비디오 테이프가 SP녹화시 120분, LP 녹화(3배녹화)시 360분 녹화가 가능했었죠. 베타는 제가 어렸을때 시장에서 패퇴해서 써보지 않은 까닭에 정확하지 않지만, 베타의 표준 녹화시간이 60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VHS쪽이 메리트가 있었죠. 

하지만 사실 60분 정도면 대개 많이들 녹화하는 TV 쇼나 드라마는 통째로 수록하고 남잖아요? 하지만 예약 타이머가 생기면서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예약 녹화라는게 생기기 전에는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다음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싶으면 새 테이프로 갈아넣고 녹화 버튼을 누르면 되지만 기왕 예약 녹화라른게 생겨서 그게 자동화 되고나니 앉으면 눕고 싶은게 사람 심리라고, 몇시간 이상 자리를 비우거나 여행을 하는 이유로 하나 이상의 프로그램을 못볼 경우가 있으므로, 기왕이면 비운 동안에 여러개의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싶은게 사람 심리인게죠. 하지만 예약녹화시에는 테이프를 자동으로 갈아주는 시스템까지는 없었으므로, 결국에는 테이프 하나 넣어두고 장기간 녹화가 되는 편이 유리하지요. 그래서 베타가 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절로 녹화되고 끝나니깐  신문의 텔레비전 면을 펼쳐놓고 예약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미리 봐뒀다가 예약해놓으면 학교에 가거나 친구내에 놀러가거나 외식을 나가도 얼마든지 녹화가 되니 정말 좋았죠. 일전에 소개한바와 같이 소니광이었던 할머니가 사준 소니 VCR로 예약녹화해서 보는 맛에 빠졌던 당시 여덟살에 불과했던 저는 지금은 사라져버린 G코드 예약 녹화가 되는 VCR을 가지고 싶어서 부모님에게 엄청 때를 썼죠. (G코드란, 방송 채널과 시작시간과 끝시간을 암호화 해둔 코드를 말하는 것으로 일일히 시작 끝시간을 입력하고 채널을 설정할 필요 없이 코드만 넣으면 저절로 셋팅이 되는걸 말합니다. 90년대 초중반만해도 신문 TV 방송표에 G코드를 넣어주었으므로, 그걸 보고 VCR에 리모콘으로 입력해주면 자동 녹화가 되는거죠)  

본디 목적과는 달리 사용된 VCR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생각보다 비디오를 녹화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적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돌아가신 외할머니 집에가면 생전 좋아하던 드라마를 녹화해둔 테이프(이를 테면 허준 같은)가 수백개로 산더미같이 있는데, 어렸을때는 주변에서 비디오를 빌려서 보기만 했지 할머니같이 비디오를 녹화해서 즐기던 사람은 또 보지 못했고, 나이가 먹고 나서는 VCR이라는 물건이 희귀해지면서 보질 못했습니다. 

여하튼 보통 VCR은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보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그 촉매가 된 건 한때 수만개 까지 있어서 전국방방곡곡 동네에 하나씩은 꼭 있던 비디오 대여점 덕분이었죠. 그렇다보니 녹화를 위한 튜너가 없는 재생용 VCR도 많이 팔려나갔고, 이렇게 생긴 재생 수요는 DVD과 DivX가 등장하면서 획기적으로 개선된 화질과 음질 그리고 편의성으로 하여금 점차로 VCR 에서 이들 매체로 옮겨가게 됐습니다. 게다가 녹화수요는 그 시기에 겹쳐서 인터넷의 폭발적인 확산이 이뤄져 VOD(Video on Demand)가 널리 이용되기 시작하게 되면서 또 축소가 되죠. VOD는 처음에는 몇몇 프로그램에서 저화질로 이뤄지다가 점차 많은 프로그램이 좋은 화질로 제공되고, 그리고 이게 돈이 된다고 생각한 방송사들이 하나 둘씩 유료화하기 시작하면서 유료화되고 화질도 나아지게 됩니다. 

VCR 단체(單體)기기는 거의 멸종이 되고, DVDP와 VCR 사이의 전환의 과도기에 '콤보'라고 하여, VHS 데크와 DVD 드라이브를 일체화한 기기가 조금 나오다가 단종되어 버리고 맙니다. 녹화를 즐겨하는 문화가 좀더 정착되어 있었고 저작권 문제에 민감해 VOD를 소극적으로 도입했던 일본이나 해외에 경우 좀 더 오래 걸려서 2000년대 중후반에 가서야 단종되지요. 거의 50년만의 멸종인 셈이지요..
 
VCR의 멸종... 그후 판이하게 다른 판도

이렇게 VCR이 멸종되게 된 까닭은 VCR을 대체하는 무언가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것이 VOD 였습니다. 녹화하는 수고 없이 얼마든지 원하는 때에 간편하게 클릭한번만에 볼 수 있으니 말이지요. 복잡한 테이프도 넣을 필요없고 TV 프로그램표를 보아둘 필요도 없고 말이죠. 

한편으로 저작권 문제에 민감하고, 새로운 미디어의 판매 채널에 대한 인식이 치밀하며, 컨텐츠의 제작자가 방송사 못지않게 입김이 강력해 유료화 모델을 세우기 힘들었던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VOD나 다운로드 시장이 늦게 정착하게 되어,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가 이 자리를 대체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본질적으로 언제든지 TV 를 보지 않고도 영상을 볼 수 있는 VOD 제공은 TV 시청률의 감소와 광고 수입 감소로 인한 사업모델의 치명적인 문제를 가져왔으며, 2차 매체(DVD,VHS의 매체로 수록해 판매하는 수입) 수입, 그리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케이블이나 위성채널등으로 재판매가 많았던 까닭에 두 국가는 우리나라처럼 쉽사리 VOD를 할 수 없었죠. 뒤늦게 인터넷 판매를 시작한 미국에서 얼마나 커다란 진통이 있는지는 2차 매체 수입 및 인터넷 판매 수입의 배분을 주장하며 작년 발생한 미국 작가조합 파업 사태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지요. 일본에서는 유료 IPTV로 방송의 제공이 시도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같이 대대적이진 않죠. 

DVR의 대두와 VCR의 대체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는 주로 기기에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녹화하는 방식이었고, 인터넷에서 제공되거나 방송 스트림에 포함된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Electronic Program Guide;EPG)가 내장되어 녹화의 편의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시각을 입력하지 않아도 화살표 선택만으로 검색, 녹화가 가능하고, 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회를 녹화하고 싶을때 일일히 시간을 입력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매회 녹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이나, 장르별로 녹화하거나, 방송시간의 변경이나 연장, 축소 등의 경우에도 자동으로 변경되도록 설정하고, 극단적으로 TiVo에서처럼 광고까지도 스킵하도록 설정되는 기능이 생겨났죠. 

디지털로 변화하면서 테이프라는 물리적인 제약에서 벗어나고, 디지털화 되고 HD 방송이 시작되면서 점차 DVR은 고화질화 됩니다. 하드디스크도 수백GB까지 늘어나고, 급기야 최근 기종에서는 1TB를 탑재한 기종이 판매되기 시작하죠. 압축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고품질의 영상을 수십~수백시간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고, 거기에 기록 가능한 DVD와 블루레이의 등장으로 하드디스크의 용량에 얽메이지 않고, 디스크만 계속해서 넣어주면 얼마고, 몇십시간분의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스크로 저장한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DVD 플레이어 등으로 볼 수 있게 되었죠. 

편리함을 추구하기로는 전세계에서 제일가는 일본인들은 여기에 덧붙여서 튜너를 하나 더 달아 동시에 두개의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게 만드는 등 편리한 기능이 생기면서 점차 녹화를 위해서 VHS를 사용하던 사용자를 흡수, 이후는 앞서 소개한바와 같이 VHS 데크의 멸종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소니나 파나소닉, 샤프를 비롯한 일본 가전 업체는 이제 DVR을 엄청나게 밀게 되고, 결과, DVR의 한 종류인 DVD 레코더는 액정 텔레비전과 디지털 카메라와 더불어 일본의 신 삼종 신기(혹자는 디지털 삼종신기라고 부릅니다; 본디 삼종신기는 일본 전설에서 천황의 권력의 상징으로써 검, 구슬, 거울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만, 경제 발전기에 TV, 냉장고, 세탁기, 이 세가지 물건이 엄청나게 히트하면서 쇼와 시대의 삼종신기라고 불리면서 유래합니다)라고 불립니다. 

이 레코더 위주의 일본시장은 차세대 디스크 매체인 블루레이에와서 더욱 확실해져서 일본 가전 업체는 블루레이를 플레이어가 아니라 BD-R/RE 레코더 위주로 판매하기에 이릅니다. 오죽하면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일본 업체가 아니라 삼성에서 나왔겠습니까? 의심이 되시면 홈페이지에 가보시면 되는데, 소니고 파나소닉이고 샤프고 간에, 전면에 커다랗게 스고록이며, 디가며, 아쿠오스며 블루레이/DVD 레코더를 내세우고 있는데 비해 DVD/블루레이 플레이어는 구석지게 위치한걸 알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전면에 위치한 업체는 민생용이라기보다는 매니아용의 전문 AV 업체인 경우가 많습니다. 

DVR의 존재 의의 - 우리나라에도 DVR이 필요한 이유 
이 긴글을 쓴 이유는 우리나라에도 DVR이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간단한 이유에서입니다. DVR이 있어서 존재의 의의는 당연히 나중에 볼 수있게 녹화한다는 겁니다. 그건 VOD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오히려 더 간단한데, 특히 메가 TV며 하나 TV며 하는 IPTV 덕택에 조작성 까지 낫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DVR의 존재 의미는 있습니다. 

첫째, HD급의 영상을 보존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상당수의 프로그램과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가 HD 촬영되어 방송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케이블 방송도 HD 제작한 컨텐츠를 방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방송사도 HD로 VOD를 서비스 하지는 않습니다. HDTV 급 영상을 VOD로 보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데 HD급 컨텐츠를 스트리밍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VDSL급 이상의 회선이 요구되고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FTTH등 100Mbps급 회선이 필요합니다. HD 화질의 동영상은 최소 16Mbps 이상의 비트레이트를 가지는데, 1Mbps 안짝인 비트레이트를 지원하는 현재의 VOD로는 HD를 제공하는건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그게 설령 PC로 가능하다손 치더라도, PC로 보는것과 대화면의 HDTV로 보는것은 격이 다릅니다. 저도 HDTV 튜너를 PC에 달아 보고 있습니다만, 5년도 더된 HDTV로 보는편이 훨씬 박력있고 좋더군요. 영 아니올시다였습니다. 마치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것과 집에서 보는것 만큼의 차이였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런데 우리나라 대형 가전회사에서는 HDTV 급으로 녹화할 수 있는 장비를 내놓는 업체가 전무하다 보니, 이 프로그램을 나중에 봤으면 좋겠지만, 이 화질로 다시 보려면 방법이 없어서, 제 화질로 보기 위해선 이 시간에 보던가 아니면 재방송을 기대해야 하는데, 정말 짜증 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영상을 보존, 소장할 수 있습니다. 
할머니는 다큐멘터리며 드라마며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닥치는대로 녹화를 했습니다. 할머니 사후, 할머니댁에서 한달간 지냈었는데 그 기간 동안 잔뜩 모여있던 테이프의 '밭'을찬찬히 살펴보니 당대의 화제작은 망라되어 있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갖가지 사극을 비롯하여 최수종의 첫사랑이나 모래시계, 화이트 레드 등 컬러 시리즈, 베스트극장, 각종 특선 다큐멘터리나 비디오로도 못구하는 오래된 영화등등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여전히 VOD로 볼수 없는 귀중한 것도 많았습니다. 방송국 홈페이지에 가면 옛날 드라마를 VOD로 제공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만, 여전히 못보는게 더 많지요.  전 시드니 올림픽이나 경찰청 사람들, 다큐멘터리등의 프로그램을 라이브러리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거 VOD로 절대로 못보죠... 

CSI 같은 외국 드라마 같이 판권 문제가 있거나 다큐멘터리 같이 사이트가 없는 프로그램, 스포츠 이벤트, 이따금씩 해주는 특별 편성의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이나 제가 특히 좋아하는 공연 녹화 방송, 이번의 남대문 사건 생중계 같은 각종 특집 방송 들은 또 어떻습니까?  절대로 재방영 안해줍니다. 물론 케이블 텔레비전을 보면 몇몇 프로그램을 다시 해주곤 하지만 자기가 가질수는 없습니다. 자기가 보고 싶을때 볼수는 없죠. 직접 녹화하지 않고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지요. 더욱이 그 케이블 방송까지 다시 보고 싶다고 말하면 입아파 집니다. 광고로 먹고 사는 케이블 방송인지라, 아주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VOD로 다시보기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DVR이 있으면 얼마고 녹화해 소장해뒀다가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질 열화 없이 장기간 디스크로 보존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화질 문제도 말끔하게 해결 됩니다. 녹화 당시에 가능한 가장 좋은 화질로 남기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나위 없을 겁니다. 그게 영화사가 원본 필름을 가지고 있고(그래야 나중에 신 매체가 나오면 이를 당대 매체로 텔레시네 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가가 네가티브를 보관하며(아무리 디지털이 발전했어도 지금 현재로썬 은염 사진 이상의 화질로 보존은 어렵다는게 중론이죠), 방송사가 가능한 고품질의 영상 라이브러리를 보관(방송사는 새 매체가 나오면 기존 매체로 나온 영상을 새로운 매체로 꾸준히 옮깁니다)하는 이유입니다. 

분명히 지금 초고화질이라는 HDTV도 나중에는 더 좋은 해상도의 TV의 등장으로 인하여 구식이 될 것이며, 그땐 어떻게 저런 화질을 감수해가며 봤냐 싶을 정도로 마치 지금 디지털 텔레비전으로 엉성한 아날로그 방송을 보거나, 아날로그 텔레비전으로 흑백 텔레비전 당시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겁니다. 그러니 HDTV 화질 영상은 HDTV 화질로 녹화해야 합니다. 방송국의 오래된 드라마 사이트에 가면 600kbps나 1Mbps로 제작되는 최근의 방송과는 달리 겨우 300k 밖에(그당시에는 300k도 초고속이었습니다만) 안되는 비트레이트로 제작되어 화질이 매우 열악하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방송의 질이 SD로 제작되어 SD 화질이면 어쩔수 없지만 HD 방송을 SD 화질로 보는건 문제가 됩니다. 다시금 말하지만 새술은 새부대로 라고, HD 영상은 HD로 담아야 합니다. 

셋째로 비용이 들지 않는 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VOD를 사용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비용을 지불하는게 익숙해졌습니다. 이제 방송 프로그램의 수익구조에서 인터넷 다시보기는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기위해선 돈을 내야하죠.

텔레비전 아침 프로그램에서 본 요리 레시피가 괜찮아서 다시 만들려고 하는데 솔직히 그 조리법 자체가 몇분이나 하겠습니까? 그것때문에 전체 프로그램 값을 내야하는 것도 불합리합니다.  이점도 VOD에는 없는 DVR의 장점입니다. 

방송국이 다르면 또 다른 방송사에 돈을 내야합니다.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요금을 더 받는 구조도 생겼습니다.  프로그램은 한번 결제 한 뒤에 몇시간 동안만 볼 수 있으므로, 보고 싶었던걸 또 보고 싶다면, 또 돈을 내야합니다. 오죽하면 메가TV나 하나TV 같이 IPTV는 VOD 서비스 무제한을 기치로 걸고 폭발적으로 보급됐겠습니까(그나마도 이게 늘어나자 MBC를 시작으로 제약을 가하는 움직임입니다만)? 하지만 이것도 어차피 돈을 내고 봐야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영상 공급원의 서비스가 중지되면 그냥 그걸로 끝입니다.  

시차도 문제입니다. TV 광고가 일차적이고 최대 수익원인 방송사는 방송이후 일정한 타임 윈도우를 두고 방영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방송한 다음날 12시였던가요? 직접 녹화 하면 경쟁되는 방송을 바로바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DVR 이 있다면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넷째는 조작의 쉬움 때문입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저희 할머니는 VCR을 조작해서 예약 녹화 했습니다. 허나 PC를 이용해 VOD를 결제해서 보는 것은 40대인 우리 어머니도 어려워하십니다. 50대이신 아버지는 하지도 못하구요. 20대인 저도 불편하고 거추장스럽습니다. 그냥 버튼 눌러서 녹화해뒀다가 버튼 한번 눌러서 보길 바라는 것을 바라는게 과한것인지요? 

마지막은 디지털 미디어 센터 기능입니다. 
캠코더가 이제는 점점 일상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컨텐츠는 더빙이라는 과정을 거쳐 테이프나 DVD로 옮겨야 다른 이에게 줄 수도 있고, 보관과 재생에 편리합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압축기술이 비약적으로 향상, SD메모리카드나 메모리스틱을 사용한 캠코더도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기기는 점차 보급이 확산일로이며, 파나소닉의 경우 아예 SD메모리카드 카메라, HDD 카메라 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다른 매체에 옮겨 저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PC에 저장할 수도 있지만 PC는 편집에는 편리하지만 작동이 어렵고 또 HD 컨텐츠를 재생하기에는 모니터가 작아서 본질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실제 일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DVR로 해결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나 캠코더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DVR에 저장하고, DVD나 블루레이로 구울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아날로그로 되어 있던 비디오 테이프나, 6mm 테이프등 SD급 매체를 더빙해 DVD로 옮겨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추억을 돈주고 보는것이 옳은가?

솔직히 말해서 이 긴 글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뭐하러 돈들여서 기계를 만들고, 또 그걸 사서 보느냐, 그냥 VOD로 보면 되지 않느냐고 말이죠. 하지만 여러분이 여행을 하시면서 사진기를 챙겨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추억을 기념 하고 그 추억을 보존하고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단순히 여정지의 모습을 남기는 것이라면 전문가가 찍어서 관광지에서 파는 관광엽서나 팜플렛, 화보집 쪽이 더 보기 좋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진기를 가지고 갑니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 여행시에 보통은 사진도 찍고 이런 것들도 꼭 챙겨서 보관을 합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분은 되도록이면 열심히 찍고, 또 도록도 한부 삽니다. 그게 남는거니까요. 그렇게 한번 마련해두면 언제고 보고 싶을때 다시 펼쳐서 볼 수 있으니까요. 봤던것을 추억하면서 갔을때의 기분에 빠지곤 합니다. 초기에 수고나 비용은 들지만, 내가 이걸 소장하는 동안은 얼마든지 마음껏 보고 추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추억을 돈받고 다시 보는 건 정말로 살풍경한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게 제 논리입니다. 

마치며 - 대기업의 참여를 바라며

이글을 쓰면서 조사를 해보니 DVICO라는 중소기업에서 DVR을 판매하고 있으며, 또 PC용으로 HDTV 수신및 녹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디비코에서 나온 HDTV 수신기를 가지고 있으며, 가~끔은 녹화에 사용하지만, 쓰기 어려워서 방치해놓고 있었습니다. 디비코의 제품은 분명 DVR의 기본적인 기능을 충족하고 있었습니다만, 엠베디드 OS에 HDTV 튜너와 하드를 단 것으로, 가전 제품이라기 보다는 컴퓨터의 연장내지는 주변기기처럼 보였습니다. 컴퓨터와의 연계를 하는 점은 좋았지만, 결국은 컴퓨터가 없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에서 가전제품이라기보다는 컴퓨터 주변기기에 가깝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대표적인 문제로, 하드가 가득차면 어떻게 합니까? 컴퓨터나 외장하드에 USB나 이더넷을 연결해서 '덜어내야' 합니다. 비디오 테이프 넣고 녹화 버튼만 누르면 되고 예약녹화법만 알면 예순이 넘은 노인도 쓸수 있던 비디오와는 다릅니다. 라이브러리를 만들기 위해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건 좀 문제입니다. 예순 넘은 노인한테 컴퓨터 랜케이블 접속과 컴퓨터 사용법까지 가르킬순 없잖습니까? 

중소기업 무시하는것은 아니지만 제품력 및 판촉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중요한건 엘지전자나 삼성전자같은 대기업입니다. 이 두개 기업이 움직여줘야 사실상 우리나라에서는 무언가 확산이 될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전 얘기를 하면 본의아니게 할머니 얘기를 자주하게되는데, 전에 쓴글 <세계 표준에 대한 아쉬움>에서도 밝혔듯이 할머니는 일본 제품을 수선해서 한국에서 쓰셨습니다만, 이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일본제 DVR도 결국은 일본에서만 쓰이고 있는게 실정이고, 미국제 DVR도 미국에서만 쓰이는게 현실입니다. 방송사에게서 돈 받아먹지 않았다면 제발 좀 만들어 주십시오...

결국은 이게 얼마나 생활 밀착형 제품이라는 것이지요. 분명 녹화하는 기능은 필요합니다. 그걸 만들 업체는 결국에는 둘 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겁니다. 한국형 EPG를 만들고, 적절한 가격에 판매하고 판촉한다면 좋은 판매를 보일 것입니다. HD방송을 녹화하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잖아도 HD 컨텐츠는 부족하고 값도 비싸므로, 공짜로 접할 수 있는 지상파 디지털의 녹화는 저렴하게 HD 컨텐츠 라이브러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솔직히 기회는 지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루레이. 이것이 DVR 시장 개척의 유일한 활로입니다. 지상파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블루레이를 위해서 HDTV를 바꾸고 그를 위해서 HD급 플레이어를 구매할 때 일본에서처럼 기록이 가능한 기기를 판매하여야 합니다. 매니아랑은 달리, 복수의 재생기를 두지 않을 것이 뻔하고, 또 세대의 전환이 아니면 플레이어의 교체도 어렵습니다. 블루레이와 HD-DVD의 경쟁이 연초 워너의 결정으로 인해 거의 잔불정리 과정이라고 보여지는 과정에서도 DVD의 위치는 여전히 확고합니다. DVD를 여러대 가지고 있는 집은 거의 없잖습니까? 

그리고 생활밀착형 제품이니 만큼 최대한 쉽게 만들어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일을 달리 누가 합니까?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제발 우리나라 대기업도 DVR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블루레이 레코더라도 하나 내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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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2/12 23:23 2008/02/1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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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표준에 대한 아쉬움

올해로 돌아가신지 5년이 되는 제 외할머니는 소니 매니아였습니다. 자신이 텔레비전과 비디오를 구입할 때면 반드시 소니 제품으로 했고 당신의 딸의 혼수로도 소니 트리니트론 TV를 꼭 붙여보내곤 했습니다. 90년대 후반, LG는 제니스에서 인수한 '플랫트론'이라는 방식의 평면 음극선관(CRT)을 채택한 '플라톤'이라는 텔레비전을 내놓았었을때 얘기였습니다. 당시 소니는 아직 완벽한 평면 음극선관을 만들어내지 못하던 때였습니다(훗날 FD 트리니트론으로 평면 음극선관을 내놓습니다). 제가 '소니 제품 못지 않게 LG의 제품도 훌륭하다'라고 했지만 고인은 돌아가시기 직전에 구입한 TV도 소니 제품으로 하는 고집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러한 일련의 소니에 대한 신뢰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트리니트론 TV는 어퍼처 그릴이라는 기술을 사용하여 섀도우 마스크를 채용한 텔레비전 보다 레이저 총에서 발사되는 빛이 통과하는 구멍의 비율, 즉 개구율이 높아 태생적으로 섀도우마스크 TV보다 선명하고 화사하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평면사각튜브(FST)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경쟁 기술은 상당히 둥근, 구형(球形)의 화면이었던 것에 비해 완곡한 곡면을 띈 화면이었다는 점도 보기 좋았다는 면에서 일조했죠.  게다가 이미 50년대 후반부터 컬러 텔레비전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기술은 정확하고 보기 좋은 색을 표시하는데 이바지 했습니다. 특히 당시에는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아나로그에 의한 신호처리가 주였고, 소니는 그 분야에 있어서는 독보적이었던 것이지요. 그 까닭에 할머니는 소니 텔레비전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가 있었고, 실제로 그 신뢰에 답하기라도 하듯 트리니트론은 21세기 중엽에 완전히 생산종료에 이를때까지 특히 미주 시장과 업무용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했으며, 그때 차지한 소니라는 브랜드 밸류가 LCD패널의 자주생산을 포기한 지금에도 LCD 텔레비전 시장에서 엄청난 위력을 북미에서 발휘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할머니가 소니 제품을 쓰실때는 소니 코리아가 들어오기 훨씬 이전의 일이고, 당연히 일본 내수용 제품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텔레비전 규격은 같았으므로 튜너 부분의 약간의 수리를 거쳐서 소니의 TV와 비디오 모두 한국에서 사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일이 불가능합니다. 디지털 시대로 들어오면서 일본은 ISDB-T 방식의 디지털 텔레비전 방식을, 우리나라는 ATSC를 도입했기 때문이지요. 물론 우리나라가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의 플랫패널을 생산하는 국가라는데 이견을 제시할 생각은 없습니다.  따라서 일제(日製)라서 무작정 덮어두고 사야한다거나 수입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본 제품 중에서도 개개의 제품 중에는 화질이나 기능에서 좋은 제품이 있는데 이를 단순히 표준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TV를 판매하던 많은 일본 가전 업체의 현지법인 및 수입업체가 한국사양의 튜너를 내장하지 않고 판매해서 구하기도 쉽지 않은 외장형 HDTV 튜너가 필요한 경우가 있었으며, 규모가 크지 않은 업체의 경우에는 판매를 하지 않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철저한 관세장벽에 보호되고 있는 자동차처럼 일반 시장에서는 LG 아니면 삼성, 두가지의 선택지만을 강요당하게 되었습니다. 참 아쉽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정은 규격으로 정해져 있는 다른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휴대폰이라던지.. 이래가지고는 국산품이 세계 최고라서 쓰는 것이 아니라 국산품밖에 없기 때문에 쓰게 될 것입니다. 가격도 문제입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수입을 통해서 타국의 경쟁 제품도 들어와야 가격비교를 통해서 가격이 제대로 매겨질 터인데, 우리나라 차가 우리나라에서 비싸게 받아서 해외에서 출혈 판매하듯이 똑같은 현상이 가전업계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기술이 발생하다보면 규격이 차이가 나고 그러다보면 대립이 생깁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이는 위에서 보여진 것 처럼 소비자에게 결코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업계에 있어서도 하나의 장벽으로 존재합니다. 역사적으로 볼때 표준된 기술은 매우 중요합니다.

워크맨을 아십니까? 지금 자라는 십대에게는 워크맨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더많지만 80년대 중반 태생까지의 사람이라면 워크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사용해보거나 들어본적이 있을것입니다. 워크맨은 소니의 창업자이부카 마사루가 항공여행 중에 스테레오 음악을 듣기 위해 지시해서 소니의 엔지니어 기하라 노부토시가 휴대용 카세트 녹음기를 음악용 스테레오로 개조해 만든 것으로 작은 몸체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스테레오 음악이 흘러 나왔다고 합니다. 이 워크맨은 전세계적으로 한때 수요를 못따라갈정도로 팔렸지요.

워크맨이라는 이 일본제 영어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까지는 곡절이 있는데 소니는 워크맨을 본디 일본제 영어즉, 조어 라는 이유로 다른 이름으로 판매 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항공 승무원과 해외 출장객을 통해서 이미 구미로 소개되어 구전으로 워크맨이라는 물건이 알려지는 것이 계기가 되어 워크맨이라는 이름으로 통일하게 되어 오늘날의 워크맨의 지위에 이릅니다.
 
소니는 필립스와 제휴하여 오늘날의 카세트 테이프의 규격을 만들었습니다. 세계 공통의 규격이었지요. 소니는 테이프 레코더를 통해서 초기 성장기반을 닦았습니다. 가끔 영화에서 보시겠지만 당시의 테이프 레코더는 두개의 릴(타래)에 테이프를 감아 회전하는 구조였습니다. 따라서 휴대가 불편했을 뿐만 아니라 테이프를 빼기 위해서 테이프를 반드시 도로 감아야 했습니다. 필립스가 카세트 테이프를 공동 개발 할 것을 제안할때 이미 소니 내부에서도 카트리지 형태로 만들 필요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만일 소니나 필립스가 합작하지 않고 독자의 테이프를 만들었다면. 즉 세계적으로 테이프의 규격이 나뉘어 대립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다행히 자국에서 소니의 테이프를 사용한다면 모를까, 자국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국에서 사용할 수 없는 소니의 테이프를 사용하는 워크맨을 가져가서 사용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워크맨의 붐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 워크맨이라는 이름도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을것입니다.

그것을 너무도 잘 알았던 소니는 필립스와 다시금 디지털 음악 수록 매체를 개발합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CD입니다. 하지만 10년뒤에 내놓은 미니디스크는 국제적인 호응을 얻지 못해 사실상 일본 국내 전용 포맷이 되어 버렸고 MD에 안주하고 있는 동안 소니는 MP3를 기반으로하는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시장에 애플의 추월을 허용하는 치명적인 우를 범합니다.  

평면 패널 텔레비전을 알아보기 위해서 이래저래 해외 사이트를 알아보다가 든 상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파이오니어나 파나소닉 같은 주요 PDP 메이커가 참가하지 않고 있고, 샤프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두개 모델만 내고 있고 가장 적극적이라는 소니는 한세대 구형 모델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가격은 수입업체 국내업체 너나할것 없이 높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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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에서 단종과 단명을 다하는 장치가 어디 하나 둘이겠나, 플로피 디스크 같이 거의 고사해버린 것이나, DVD에 밀려서 점점 뒤안길로 가고 있는 CD 나.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를 하자면 HDTV 셋톱박스를 들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디지털 텔레비전을 산건 2002년이다. 당시에 우리는 무척이나 이른 선택을 했었다. 아직 디지털 텔레비전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나는 월드컵을 HD로 본다는 꿈에 젖어 HD 셋탑박스를 구입하기 전까지 구매를 보류하는 수밖에 없었다.

2003년에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전송방식을 놓고 갑론을박이 시작되었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MBC가 주로 주장했던 것으로 유럽식의 전송방식과, 우리가 선택했던 미국식 전송방식간의 차이를 두고 말이 많았고, 정부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던것이 사실이다. 어찌됐던 그 표준화 논란은 정부가 2004년 미국식 ATSC로 최종적으로 정하자 어찌됐던 종지부를 찍었다.

이때까지. 그러니까, 표준화 논란이 종지부를 찍기 전까지는, HDTV 가격은 매우 높았고, 또한 셋탑박스 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고가(최소 30만원 이상)였다. 그래서 대다수의 텔레비전이 HDTV 분리형으로 나왔다. 또한 표준방식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어쩌면 합당한 지도 몰랐다. 만약에 미국식 표준이 유럽식 표준으로 바뀌었다면, 모든 내장형 디지털 텔레비전은 '껍데기'만 HDTV가 될 터였다.

HDTV 분리형이란 결국은 HD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모니터나 다름없다는 이야기이다. HDTV를 전파를 수신하는 튜너는 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별도로 셋톱박스를 구입하여 연결하여야 HDTV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대로, 2002년 월드컵을 HDTV로 본다라는 꿈(결국은 우리나라에서는 HD방송을 안해서 결국은 거품처럼 꺼져버렸지만)때문에 그때 HDTV 셋톱박스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작년 연말부터 고장이 나기 시작해서 화면이 깨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올해 완전히 망가지고 말았다.

사람이 완전히 간사한 동물이라서 한번 HD 화질에 길들여지자, SD 화질에 전혀 적응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셋탑박스를 알아보기 위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지만 이미 시중에는 HDTV 셋탑박스를 내장한 모델들 뿐인지라, HDTV 셋탑박스는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뿐이었다.

어찌됐던 우여곡절끝에 셋탑박스를 구하는데 성공했고. 다시금 보던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게되었다. 그런데 한가지 염려가 되는 것이 있었다. 이제 2010년인가 2012년인가이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은 중단이 되는것이다. 그런데 벌써 셋탑박스를 중단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는걸까? 그간 아나로그 방송을 보던 텔레비전 수상기들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어차피 못보게 되니 새로 하나 장만하라는 말일까? 사뭇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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